NC 다이노스 양의지(맨 왼쪽)는 새 소속팀에서 포수진의 리더로 특별한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동료 포수들과 활짝 웃으며 기념 촬영을 한 양의지의 표정이 밝다(왼쪽 사진). 사진제공|NC 다이노스
“의지에게 의지하고 있습니다.”
NC 다이노스 이동욱 감독(45)과 이야기를 나누면 결론은 늘 양의지다. 가벼운 농담처럼 들리지만, 양의지가 NC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벌써 상당하다. 미국 애리조나 투산의 레이드파크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NC는 ‘양의지 효과’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양의지는 지난해 11월 NC와 4년 총액 125억 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 중심타자이자 안방마님, 두 역할 모두 리그 최정상급 선수이기에 NC는 과감히 지갑을 열었다.
그가 팀에 입단한 2006년부터 지켜봤던 용덕한 NC 배터리코치는 “신인 때부터 의지를 봤다. 기량이야 말할 필요가 없다”며 “이번 캠프에서 오랜만에 함께 하는데 고참답게 분위기를 잘 이끌고 있다. 배터리코치로서 걱정이 없다”고 고마워했다. 지난해까지 KT 위즈 소속이었던 채종범 NC 타격코치는 “양의지는 우승 DNA가 있는 선수다. 선수단을 한곳으로 묶는 능력이 상당한 것 같다”고 감탄했다.
NC 손민한 수석코치와 이동욱 감독(오른쪽)은 절친한 친구 사이로 캠프에서 새로운 팀을 함께 설계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사진제공|NC 다이노스
양의지 영입은 NC 포수진에 ‘메기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포수는 한 명만 경기에 나갈 수 있다. 양의지의 영입은 기존 NC 포수진에게 청천벽력일 수 있다. 특히 어느새 선수 생활 중반기에 접어드는 정범모(32), 신진호(28)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들은 스프링캠프 합류했을 때 이미 완벽한 몸을 만들어 왔다. 캠프에서 가장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것도 이들이다. NC 관계자는 “이들의 동기부여를 조금 걱정했는데 오히려 분위기가 더 좋다”며 양의지 효과를 전했다. 중세 어부들이 청어를 먼 거리까지 이송하기 위해 천적인 메기를 수조에 풀어 생존력을 키운, 이른바 메기 효과가 NC 포수진에도 일어난 셈이다.
투수진에게도 양의지는 든든한 존재다. 노성호는 “팔 상태가 올라오지 않았을 때 처음 불펜피칭으로 의지 형과 호흡을 맞췄다. 여러 조언을 해줬다. 형이 ‘역대급 캠프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건’ 김영규에게 TV로만 보던 양의지와 불펜피칭은 꿈같은 경험이다. 김영규는 “편안하게 던지라고 당부하셨는데 큰 힘이 된다. 칭찬 한두 마디에 자신감이 크게 상승했다”고 감사를 전했다.
양의지의 마음씀씀이는 후배 선수들을 넘어 프런트 직원들에게까지 향한다. NC는 이번 스프링캠프에 불펜포수 두 명을 대동했다. 양의지는 캠프 시작 직후 이들에게 포수 미트를 선물했다. 그에게 장비 몇 개 구입에 드는 비용은 큰 지출이 아닐 수 있지만, 받는 사람에게는 다르다. 불펜포수들이 고마움과 감동을 표할 수밖에 없다. 양의지 효과는 올 시즌 NC의 순위표를 어디까지 끌어올릴까? 시작은 순조롭다.
투산(미 애리조나주)|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