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가입자 315만명 케이블TV 2위 업체 티브로드와 합병 추진”… SK브로드밴드의 반격

입력 | 2019-02-19 03:00:00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를 인수하기로 한 LG유플러스에 유료방송시장 2등 자리를 뺏기게 생긴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케이블TV 2위)와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합병이 성사되면 인터넷TV(IPTV) 3개사와 크고 작은 케이블TV 회사들이 각축전을 벌이던 유료방송시장은 통신사 주도의 ‘3강 체제’로 재편된다.

18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태광그룹은 각각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인수합병(M&A)을 논의하고 있다. SK텔레콤이 합병 법인의 1대 주주, 태광그룹이 2대 주주가 되는 형태의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양사가 체결한 뒤 합병 비율 등 세부 조건 협상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사들의 주요 인수 대상으로 거론돼 온 CJ헬로나 딜라이브와 달리 가입자 315만 명을 보유한 티브로드는 그동안 M&A 매물로 부각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유료방송 순위가 뒤바뀌자 SK텔레콤이 적극 나서면서 M&A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으로 보인다.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를 합병하면 약 762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다. LG유플러스가 확보하게 될 총 781만 명을 턱밑까지 쫓아가게 된다. 유료방송시장 1위인 ‘KT 계열’(스카이라이프 포함·986만 명)과의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딜라이브, CMB, 현대HCN 등 남은 12개 케이블TV 업체에 대한 M&A도 변수다. 케이블TV 3위 딜라이브의 고위 관계자는 “KT뿐 아니라 SK텔레콤에서도 우리에게 관심을 표명했다”고 했다. KT는 지난해 말부터 자회사인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회에서 유료방송 사업자의 점유율이 33.3%를 못 넘게 하는 ‘합산규제’ 부활 법안이 다시 논의되면서 관련 절차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KT의 딜라이브 인수가 좌절되면 투자 여력이 있는 SK텔레콤이 추가 M&A를 통해 2위 탈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CJ헬로 지분 인수에 8000억 원을 쓴 LG유플러스와 달리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와 주식 교환 방식으로 합병을 추진하고 있어 자금 여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사들이 유료방송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미디어산업의 성장속도가 빨라지며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부문이 가입자 포화와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으로 성장이 정체된 반면 IPTV는 매출 효자로 등극했다. 2009년 2204억 원에 불과했던 통신 3사의 연간 IPTV 매출액은 2016년 2조4277억 원으로 10배 이상으로 늘었고 지난해 처음 3조 원을 돌파했다. IPTV는 2008년 11월 도입 이후 2016, 2017년에 각각 매출과 가입자 수에서 케이블TV를 역전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잇달아 케이블TV 1, 2위 업체 M&A를 추진하면서 송출 플랫폼(케이블, 인터넷)에 따라 나눴던 유료방송시장 구분도 무의미해졌다”며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AR) 등 신기술과 키즈, 교육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매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