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규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위원
시진핑 지도부는 내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경기와 금융시장 안정화를 정책 목표로 설정하고, 소비 부양 정책과 미중 무역협상 진전을 시도하고 있다. 우선 올 들어 미중 무역협상이 진전되며 합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의 부양정책 기조는 크게 통화정책, 재정정책, 소비부양 등 3가지로 상반기(1∼6월)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정책 기조 전환 효과는 3월 이후 순차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한국 금융시장 관점에서 중국 정부 정책과 소비시장 흐름은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한국 투자자들은 2014년 하반기(7∼12월) 후강퉁 개막으로 중국 상하이 주식시장의 붐 앤드 버스트(일시적 비정상적 호경기)를 경험했다. 2011년 200만 명에 불과하던 방한 중국인의 수는 5년 만에 800만 명을 돌파했다. 반면 2017년 사드 갈등으로 촉발된 소비 절벽은 한국 실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중국 내수시장은 강력한 성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된 이후 중국이 내수 중심의 성장 전략 전환을 명확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인구통계학적 변화가 결합되면서 중국 내수시장에서 이미 새로운 성장판이 열리고 있다. 2000년 이후 중국 소비시장 성장이 핵심 도시의 가처분소득 증가와 여유 소비재 시장의 발전에 의존했다면, 새로운 중국 내수시장의 성장 DNA는 △정부의 강력한 균형 발전 정책(신도시화와 광역개발)과 △인구통계학적 변화(1억 농민공의 본격적인 소비 가담, 1980∼1990년 독생자 세대의 소비비중 확대)가 핵심이 될 것이다.
올해 중국 소비시장은 출발부터 위태로워 보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 경기가 경착륙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아직 낮다. 중장기적으로 중국 소비시장이 리레이팅(재평가)된다면 한국 소비재 시장엔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