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특급호텔 유아용 풀서 놀다 계단에 팔 낀채 12분간 잠겨 안전요원은 감시탑 떠 발견 못해 지난달엔 부산 해사고 학생 숨져
부산의 특급호텔 수영장에서 초등학생이 물에 빠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학생은 수심이 자기 키의 절반밖에 안 되는 유아용 풀에서 사고를 당했다.
18일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경 해운대그랜드호텔 실내수영장에서 이모 군(12)이 물속 철봉 계단과 벽 사이 약 6cm 틈에 왼쪽 팔이 끼었다. 수영장에 있던 미국인 투숙객이 물속의 이 군을 발견하고 안전관리요원을 불러 건져내 심폐소생술을 하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 군은 의식불명 상태다.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이 군은 약 12분간 물에 잠겨 있었다.
이 군은 이날 오후 4시부터 50분간 성인용 풀에서 수영 강습을 받고 옆의 유아용 풀에서 혼자 수영하던 중이었다. 유아용 풀은 수심이 70cm다. 강습할 때 입었다고 하는 구명조끼는 입지 않은 채였다. 이 군은 6개월째 이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을 배우고 있었다. 호텔 수영장은 길이 50m, 7개 레일을 갖춘 성인용 풀과 길이 50m, 폭 7m인 유아용 풀이 최고 높이 약 1m의 곡선형 구름다리로 이어진 형태다.
‘체육시설의 설치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영리 목적의 수영장은 수영장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곳에 감시탑을 세우고 안전요원을 2명 이상 배치해야 한다.
이 군이 12분간 잠겨 있었지만 안전관리요원은 알지 못했다. 당시 안전관리요원은 감시탑이 아닌 구름다리 위에 있었다. 이곳에서 수영장 전체를 살펴보기는 어렵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안전관리요원이 2명 이상 있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호텔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시 강습하던 수영강사 한 명도 안전관리요원 역할을 겸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관할 해운대구 관계자는 “지난해 행정지도를 나갔을 때 해당 수영장 측이 강사가 안전관리요원 역할을 해도 되는지 물어서 안 된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밝혔다.
부산에서는 앞서 지난달 25일에도 영도구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서 해사고 학생 나모 군(17)이 생존수영 수업을 마치고 자유수영을 하다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8일 만에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