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옥 예술자료원 학예사 원로 예술인 10시간씩 인터뷰, 연출가-제작자 포함 300명 기록
김현옥 학예사(왼쪽)가 임영웅 연출가에게 2014년 ‘연출가 임영웅과 고도를 기다리며’ 아카이브전에서 전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예술자료원 제공
국내 무대 위에서 벌어진 모든 것을 기록하고 모으는 이가 있다. 원로 배우, 연출가, 무대 제작자를 만나 직접 이야기도 듣고, 때론 이들이 남긴 작은 메모부터 대본까지 다채로운 기록물을 모은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자료원 김현옥 학예사(44)는 “해외에선 이미 공연 세부 분야별 기록관이 있을 만큼 관련 기록물을 중시하고 있다”며 “작은 자료도 후대 공연예술인들에겐 가장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학예사는 1세대 공연기록 수집가다. 원로 예술인들을 인터뷰해 구술채록 자료를 만든다. 또 악보나 대본, 무대 의상 스케치 등도 모아 작품별, 시대별로 분류한다. 현재 예술자료원에선 예술인 300명의 구술채록 기록을 포함해 50만 점의 기록이 남아있다.
김 학예사가 만난 많은 근현대 예술가들의 모습은 대중에 알려진 바와 많이 달랐다고 한다.
왼쪽부터 1978년 3월 대한극장에서 공연된 서영춘 발표회의 대본, 극단 ‘광장’에서 이진순이 연출한 ‘갈매기’의 대본, 악극배우 김태랑의 무대미술 스케치 자료 모음. 예술자료원 제공
이 밖에도 50년이 넘은 극단 ‘자유’의 이병복 무대미술가, 김정옥 연출가, 박정자 배우는 극단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지점이 모두 제각각 달랐다.
연간 공연되는 작품만 2만여 편인 요즘, 김 학예사에겐 아쉬운 점도 있다. 물리적으로 모든 공연을 다 기록할 수 없기에 대형 뮤지컬, 연극보다는 소규모 작품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