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위험 커질까 전전긍긍 英, ‘IS 신부’ 귀환 놓고 시끌 佛, 포로 데려오자 야당서 반발 獨, 원칙적 수용… 사회적응 도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6일 트위터를 통해 “유럽 동맹국이 IS 포로를 데려가지 않으면 그들을 풀어주겠다. 데려가 재판에 회부하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수를 결정하면서 미군과 쿠르드 민병대가 맡았던 유럽 국적 지하디스트의 관리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쿠르드 민병대는 시리아 내 포로수용소에 억류 중인 유럽 출신 IS 포로들을 출신 국가에서 데려가라고 꾸준히 요구해 왔다. 유럽 출신 IS 포로는 약 800명.
국제법에 따르면 국가 간 전쟁을 마치면 포로들은 출신국으로 송환된다. IS는 국제 사회가 인정한 정식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IS와의 전쟁을 시리아 내전으로 보느냐 국제전으로 판단하느냐에 따라 포로 송환 문제가 달라질 수 있다. 또 범죄 혐의가 뚜렷한 전투원과 달리 단순 가담자에 불과한 여성 및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문제다.
영국에선 4년 전 15세의 나이로 영국을 떠났던 ‘IS 신부’ 샤미마 베굼의 귀환 논란으로 벌써 시끄럽다. 무슬림계 영국인 베굼은 2015년 2월 친구 카디자 술타나, 아미라 아바세와 함께 IS에 자진 합류해 큰 충격을 안겼다. 그는 지난주 언론 인터뷰에서 “4년 전 시리아 락까에서 네덜란드 출신 IS 전사와 결혼해 두 아이를 낳았지만 모두 병으로 잃었다”며 “(최근 난민캠프에서 출산한) 아이를 위해서라도 영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나는 철없는 15세 소녀가 아니다. 여기 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언급해 논란을 일으켰다.
여론은 엇갈린다. 조국을 떠나 테러 단체에 몸담았던 이를 순순히 받아주는 것에 불만을 표하는 이도 적지 않다. 최근 스카이뉴스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76%가 ‘귀환을 반대한다’고 했다. 무슬림계인 사지드 자비드 영국 내무장관도 “테러 조직을 도운 베굼의 귀국을 막겠다”고 했다. 반면 데이비드 고크 법무장관은 “영국 시민을 내버려둘 수 없다”며 수용 의사를 내비쳤다.
프랑스는 최근 자국 포로들을 데려오고 있으나 야당의 반발이 크다. 프랑스는 IS 전사가 귀국하면 일단 감옥으로 보내 사회와 격리한다. 독일에서는 지하디스트 귀국자 960명 중 약 80명만 투옥했다. 독일 정부는 심리학자와 사회복지 담당자를 동원해 이들의 사회 적응을 도왔다. 독일 내무부 대변인은 “원칙적으로 IS 전사도 자국으로 돌아올 권리가 있다”고 전했다.
각국의 대응방식이 다르지만 갑작스러운 시리아 철군으로 유럽을 대혼란에 빠뜨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원망에는 차이가 없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미국의 철군은 러시아와 이란에만 유익하다”고 비난했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도 “이란에 그토록 적대적인 미국이 왜 이란 바로 옆 시리아를 떠나느냐”고 꼬집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도 원하지 않는 무질서를 유럽에 퍼뜨렸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