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급을 맛보며 시즌을 시작한 경륜 선수들이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꾸준한 훈련의 효과를 보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을 내고 있는 선수도 있다. 각 급별 승급자와 강급자들을 통해 시즌 초반 흐름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알아본다.
● 특선급 승급자 3인 ‘삼복승의 요정’
특선급에 승급한 선수들은 대체로 기량 차이를 확연하게 보이며 조기 강급을 당하거나 기존 선수들에게 끌려 다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상반기에 특선급으로 올라온 박민오, 우성식, 문영윤은 다른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연말 그랑프리에서 깜짝 활약을 펼친 박민오는 낮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마크와 추입력을 바탕으로 간간이 삼복승 배당을 내고 있다. 우성식과 문영윤 역시 끌어내기를 통해 끌려 다니던 모습에서 벗어나 3위권에서 경쟁력 있는 활약을 펼쳐 인상적이다.
● 강급자들 희비 교차하는 우수급
강급자 중에서 아쉬움이 많은 선수는 최순영, 홍석한이다. 최순영은 우승후보로 손꼽힌 경주에서 앞선을 제압하지 못하거나 후미 선수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우승을 자주 놓쳤다. 신인시절 이후 처음으로 우수급으로 내려온 ‘500승의 사나이’ 홍석한도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착외를 기록하는 등 불안한 모습으로 특선급 재진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
● 강급자 vs 신인들, 치열한 선발급
올해 초만 해도 기량을 제대로 펼치지 못한 신인들이 서서히 강급자들과 기존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광명 기준으로 올해 열린 선발급 여섯 번의 결승에서 신인이 다섯 번이나 우승했다. 지역 선배들과 함께 레이스를 진행하기 보다 자신의 기량을 확인하기 위해 독자 승부를 펼치는 선수나 동기생들과 힘을 합쳐 선배들을 따돌리는 선수도 보인다.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하는 신인들과 강급자들 간의 대결이 점점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명품경륜 승부사’ 이근우 씨는 “특선급 승급자들은 일요경주에선 눈여겨볼만하다. 몸 상태가 좋아 보이는 선수들은 삼복승 정도 노려볼 수 있다”며 “우수급과 선발급은 강급자와 신인들 간의 격돌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어서 특정 강급자나 신인을 맹신하기 보다 금·토 예선의 시속이나 몸 상태를 체크해야 결승전 파악이 가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