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개봉 ‘항거: 유관순 이야기’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에서 3·1운동을 한 유관순(고아성)이 일본군의 총칼을 맞은 부모를 망연자실하게 바라보는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충남 병천 ‘아우내 장터 만세운동’에서 만세를 부르다 서대문 감옥에 수감된 뒤 1년여의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를 연출한 조민호 감독은 “우연히 서대문형무소에서 유관순 열사의 사진을 보고 새삼스럽게 17세였다는 게 다가왔다”며 “슬프지만 강렬한 눈빛과 그의 정신을 되살리게 해주고 싶어 영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여옥사 8호실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유관순이 수감된 1년을 조명하기에 공간도 감옥으로 한정된다. 그 대신 화면을 흑백으로 처리해 배우들의 표정과 감정을 더 강렬히 전달한다. 회상 장면은 컬러로 연출해 우울한 수감 생활과의 대조를 극대화한다.
유관순은 감옥 밖이 궁금해 노역을 자처하는 호기심 많고 영리한 인물로 그려진다. 끝까지 스스로를 죄수로 여기지 않는다고 말하는 당당함도 보인다. 다만 실화를 기반으로 한 것이기에 이러한 캐릭터가 충분히 발현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유관순 역할을 맡은 배우 고아성은 “감옥에서 만세를 외치는 장면은 부담됐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며 “촬영할 때 긴장해 심장 소리가 정말 크게 나기도 했고, 다 찍고 난 뒤 배우들과 함께 울었다”고 했다.
‘항거…’ 외에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잇달아 개봉을 앞두고 있다. 당시 조선인 최초 자전차대회 우승자를 그린 ‘자전차왕 엄복동’은 27일, 유관순 등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을 다룬 ‘1919 유관순’은 다음 달 3일 개봉한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