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스타그램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등을 지낸 ‘패션의 황제’ 칼 라거펠트가 85세 일기로 타계함에 따라 천문학적 규모인 유산 상속에도 관심이 쏠린다.
생전 결혼한 적이 없다고 알려진 라거펠트는 유산을 상속할 자식이나 부인이 없지만, 가장 아꼈던 반려묘 ‘슈페트’(암컷)가 있다.
2012년 기준 1억2500만 달러(약 1400억 원) 상당 자산을 보유했던 그의 유산은 2억 달러(약 2200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프랑스 법에는 사람(자연인)과 법인에만 유산을 상속할 수 있다고 규정돼있다. 과거 이와 관련된 질문을 받은 라거펠트는 “나는 독일인이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답했다. 슈페트에게 남겨지는 유산은 신탁(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재산을 이전시키는 것)에 맡길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라거펠트와 슈페트의 인연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슈페트의 원래 주인이었던 모델 밥디스트 지아비코니는 갑자기 잡힌 2주 일정의 출장으로 슈페트를 잠시 라거펠트에게 맡겼다. 그 사이 라거펠트는 슈페트의 매력에 푹 빠졌고 밥디스트로부터 거의 빼앗듯이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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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페트를 입양한 라거펠트는 슈페트에게 경호원과 보모 두 명을 붙여 시중들도록 했다. 또한, 프랑스 파리 유명 요리사에게 의뢰해 킹크랩과 훈제 연어, 캐비어 등이 배합된 전용 사료를 만들어 줬다고 한다. 보모들은 슈페트의 몸관리를 시키며 매일 양육일기를 작성해 라거펠트에게 보고했다.
라거펠트는 “슈페트는 내 세상의 중심이다” “슈페트의 우아함과 태도에서 영감을 받는다” “슈페트는 사람과 똑같지만, 말을 하지 않는다는 특별한 장점이 있다” 등 발언으로 슈페트에 대한 사랑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실제로 슈페트에게서 다양한 영감을 받으며 제품을 디자인했고 슈페트를 캐릭터화한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