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진·대전충청취재본부장
대전은 ‘칼국수 도시’로 불린다. 2만1000여 개의 음식점 중 10%가량인 2000여 개 식당에서 칼국수를 전문으로 팔거나 메뉴에 포함시켜 놓고 있다. 그만큼 대전 시민들이 즐겨먹는다. 대전을 방문한 외지인들도 다양한 칼국수를 먹어보고 싶어 한다.
대전에 칼국숫집이 많은 것은 6·25전쟁 이후 구호물자였던 밀가루가 경부선, 호남선의 교차점인 대전에 많이 몰린 것과도 관련이 있다. 또 수도권과 영호남 출신이 많아 각 지역 입맛을 면 요리에 쉽게 반영할 수 있었기에 칼국숫집이 많아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처럼 각 자치단체가 음식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이유는 경관 관람이나 체험형 관광 못지않게 음식도 관광객을 유치하는 매력적인 콘텐츠라는 판단 때문이다. 세계관광기구(UNWTO)도 음식이 국가 브랜드와 이미지 형성에 핵심적인 문화콘텐츠라고 평가한 적이 있다. 국내에도 관광지에서의 주요 활동으로 경관감상 비율은 매년 하락하는 반면 음식관광 비율은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문화관광축제’ 중 육성축제로 새로 진입한 6개 축제 중 5개가 음식 관련 축제였다. 이제 음식은 축제나 관광의 확실한 키워드가 됐다.
대전시는 올해부터 2021년까지 3년간을 ‘대전방문의 해’로 정하고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음식콘텐츠 부문에는 신경을 안 쓰는 것처럼 보인다. 대통령까지 먹고, 맛있다고 호평한 칼국수를 이제는 대전의 대표음식으로, 관광상품으로, 관광객 유인 요소로 활용해야 하지 않을까.
이기진·대전충청취재본부장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