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열리는 배재대 학위수여식에서는 국내 최장수 문학단체인 ‘호서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중국인 유학생이 공로상을 받는다. 배재대 한국어문학과 박사과정을 마친 왕리췬(王立群·32) 씨가 주인공이다.
중국 산시성 출신인 왕 씨는 지난해 호서문학 여름호에 자작시 5편을 출품해 이 가운데 ‘잠’과 ‘환자’ 2편으로 신인상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이 작가가 중국인이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을 정도로 우리 입과 정서에 닿는 작품들이었다.
그는 2008년 한국어문학과로 편입한 뒤 한국 현대문학의 바다에 풍덩 빠졌다. 이화여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중국 웨이난사범대 교수로 임용돼 한국어를 가르쳤지만 한국 현대문학에 대한 갈증은 깊어만 갔다. 2016년 배재대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한 이유다. 왕 씨는 졸업식을 마친 뒤 중국으로 돌아가 다시 후학 양성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5일 열린 한남대 학위수여식에서는 광복 한 해 전에 태어난 임원철 씨(75)가 ‘총장공로상’은 받으면서 도시부동산학과를 졸업했다. 17세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건축자재 생산 일을 하다 65세에 평생교육 시설인 대전 예지중고교에 입학해 공부한 뒤 2015년 대학에 들어왔다.
손주 나이의 학우들과 어울리기 위해 그는 젊은이들의 음악인 랩을 즐겨 들으며 불렀고 랩 동아리(토네이도)에도 들어가 활동했다. 그 덕분에 각종 TV 방송에도 출연해 화제의 인물이 됐다. 임 씨는 “1학년 1학기 중간고사 시간에 학우들이 쫓기며 시험지에 써내려가는 딱딱딱! 펜 소리는 제겐 희망의 연주곡처럼 들렸다”고 할 정도로 학교생활을 즐겼다. 재학 기간 매달 5만 원씩의 장학금을 꼬박꼬박 내놓기도 했다.
다음 도전 목표는 전국을 일주하며 자유여행을 하는 것이라는 그는 “세상은 도전하는 무대 같다. 부딪쳐 보며 성공할 때 희열을 느낀다. 여생을 보다 즐겁게 더 부딪쳐 보겠다”고 말했다.
15일 상지대 학위수여식에서는 경영학과를 79세로 졸업한 장일남 씨를 비롯해 9명이 만학도상을 받았다. 장 씨는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성적을 줄곧 유지해 주변의 귀감이 됐다.
지명훈 mhjee@donga.com·이인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