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블랙리스트 의혹 진술 확보… 최고점 후보자까지 모두 탈락시켜 靑 “임명권 행사 감독 정상업무”
환경부 건물. 뉴시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주진우)는 환경공단 이사장 추천위원회 관계자로부터 “엄격한 공모와 심사 과정을 거쳐 이사장 후보자를 추천했는데, 환경부가 ‘청와대 결정이라며 재공모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에 따르면 환경공단은 지난해 6월 신임 이사장 선발 공고를 냈다. 추천위는 10여 차례 회의를 거쳐 17명의 공모자 중 5명을 같은 해 7월 김은경 당시 환경부 장관에게 추천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최고점을 받은 1등 후보자를 포함해 5명을 모두 탈락시켰다. 추천위원들은 검찰 조사에서 “재공모 결정은 청와대 의중이라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은 환경부 추천 단계에 청와대가 개입한 것은 ‘낙하산 인사’를 배제하기 위한 추천위의 역할을 부당하게 제한해 직권남용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청와대는 “임명권자가 대통령이기에 장관의 임명권 행사가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청와대가 감독하는 것은 정상적인 업무절차”라고 밝혔다.
김동혁 hack@donga.com·정성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