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정부와는 다르다” 주장… 야권 “민주주의 먹칠 말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사진)은 20일 “블랙리스트의 부정적 이미지가 우리들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는데 문재인 정부의 인사정책에 그 딱지를 갖다 붙이고 있다”며 “과거 정부의 블랙리스트와 이번 환경부의 산하기관 인사는 대상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는 민간인들이 대상이었고 이번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공공기관의 기관장 이사 감사들이 대상이라는 것.
김 대변인은 또 “이명박 박근혜 정부 동안 관리한 블랙리스트 관리 규모는 2만1362명에 달한다”며 “그러나 자유한국당 등 일부 야당이 청와대 개입 근거라고 주장하는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 등 관련 동향’ 문건에 나타난 것을 보면 거론된 24개의 직위 가운데 임기 만료 전 퇴직이 5곳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노무현 정권 낙하산 코드 인사 스스로 물러나야’ 등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공공기관장들의 교체를 촉구하는 신문 사설의 제목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김 대변인이 지난해 12일 김태우 전 수사관의 폭로에 “문재인 정부 유전자에 민간인 사찰 DNA가 없다”고 하더니 지금 와선 ‘대상이 다르다’는 식으로 말을 바꾸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자유한국당 이양수 원내대변인은 “환경부 블랙리스트가 적법하기 때문에 청와대가 설사 이를 보고받더라도 문제없다는 식으로 향후 검찰 수사에서 빠져나가려는 심산”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도 “청와대는 나쁜 블랙리스트가 있고 착한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냐. 청와대야말로 민주주의에 먹칠을 삼가 주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