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엿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 고위 당국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 회담에서 지난 1차 회담 결과를 뛰어넘는 수준의 성과를 이끌어낼 것이란 기대를 나타냈다.
북미 간에 이번 회담을 앞두고 충분히 사전 조율을 한 만큼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이행 계획과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제재완화가 어떻게 맞아 떨어지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서, 쉬운 협상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 위원장 모두 이번 기회가 (양국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지 않는다면 다음 상황이 굉장히 어렵고, (북미가) 이런 기회를 다시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인식을 분명히 하고 있는 점을 우선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위 당국자는 회담에 앞서 북미 간 사전 접촉을 통해 핵심 의제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데 주력한 점도 이번 회담의 성공적 개최에 대한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달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미국 방문과 스웨덴에서의 남북미 3자간 협상에 이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북 등 북한과 미국은 사전 실무접촉을 통해 의제를 조율했다. 우리 정부는 북미 정상회담 진행 사항과 관련해 미국 측뿐만 아니라 북측과도 여러 경로를 통해 입장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 당국자는 “본격적인 협상은 하노이에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비건 대표 간에 하게 되겠지만 김영철 방미, 그리고 비건의 방북을 통해서 북미 상호간에 상대 측 입장에 대한 인식의 폭이 넓어졌다고 할 수 있다”며 “그런 측면이 상당히 중요하고, 협상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11일 미국을 공식 방문한 문희상 국회의장이 존 설리번 미 국무부 부장관과 면담한 자리에 배석해 “북한과의 실무협상에서 12개 이상의 문제에 대해 논의했고 (지난해) 싱가포르 선언 이행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당국자는 “압축해 보게 되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조치, 거기에 상응하는 제재완화라든가 평화체제와 관련된 미국의 상응조치 이런 것들을 어떻게 담느냐가 이번 북미 정상회담의 의제가 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은 미국에 요구하는 상응조치 가운데 남북 경제협력을 포함한 대외경제 교류협력을 위한 제재완화를 주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도 성장동력 확보 측면에서 북미 정상회담 관련해 남북 경협 부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남북 사이의 철도·도로 연결부터 남북경제협력 사업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며 “그것이 미국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길”이라고 밝혔다.
한편 비건 특별대표와 김혁철 특별대표는 21일 오후 하노이에서 의제 실무협상에 돌입했다. 북미는 영변 핵시설 폐기와 관계개선을 위한 연락사무소 설치,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다자간 대화 재개 등을 놓고 회담 막판까지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