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송성훈 경장, 건물 추락 50대 여성 손으로 받아 무사 취객 발길질에 15개월 수술·재활… 절뚝거리면서 뛰어들어
21일 오후 <뉴스1>과 만난 송성훈 경장(38)이 부산 영도구 대교파출소 인근의 한 카페에서 환하게 웃고있다.© 뉴스1
난동을 부리는 취객에게 폭행당해 1년 넘게 수술과 재활치료를 마치고 겨우 복귀한 경찰관이 복귀 12일만에 건물에서 떨어지는 시민을 손으로 받아 구조했다.
걷어차인 무릎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절뚝거리면서 온 몸을 던진 그에게, 지켜보던 사람들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그는 그러나, “본능적으로 몸을 던졌다”며 박수와 환호에 오히려 손사래를 쳤다.
지난 20일 오후 2시43분, 부산 영도구 대교파출소에 긴급신고로 ‘코드0’ 출동지령이 떨어졌다.
파출소에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들이 순찰차 3대를 동원해 모두 출동했지만 현장으로 제일 먼저 달려간 경찰관은 송성훈 경장(38)이었다.
현장에는 건물 1층 음식점 간판과 2층 창틀 사이에 A씨(53·여)가 다리와 몸을 걸쳐놓은 채 하늘을 쳐다보면서 위태롭게 누워 있었다.
A씨를 향해 소리쳐 보았지만 마치 취한 것처럼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소방당국이 도착하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발을 디디는 순간 구조물이 흔들렸고 2차 사고가 날 것 같은 느낌에 다시 내려온 그는 A씨를 쳐다봤다. 여전히 밖으로 누워있었고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동료 경찰관 한 명은 건물을 담당하는 공인중개사를 불러 2층으로 올라가는 출입문을 열었고 또다른 한 명은 반대편 건물 위로 올라가 상황을 지켜보면서 실시간 보고를 하고 있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모두 다급히 움직이고 있었다.
송 경장이 2층으로 올라가려고 하던 순간 A씨가 몸을 뒤척였다. 송 경장과 현장에 있던 경찰관 4명은 다급히 창문 아래로 달려갔고 A씨는 예상대로 차양막 위로 떨어져 충격을 한 차례 줄일 수 있었다.
경찰관 5명은 간판 아래로 떨어져 차양막 위로 굴러내려오는 A씨를 양손으로 받아내 구조했다. 다행히 상처 하나없이 무사했다.
괴롭고 힘들었던 재활치료를 겨우 끝내고 지난 8일 약 1년 3개월만에 업무에 복귀한 송 경장이었다.
아직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절뚝거리는 다리로 A씨를 온 몸으로 받아낸 그는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고 본능적으로 몸을 던졌다”고 말했다.
오히려 “2차례에 걸친 수술과 긴 재활치료는 스스로가 내면적으로 더욱 성숙해지고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고 했다.
언제 일어나 걸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불안감 속에 병상 위에 누워 지내면서 살아가고 있는 지금이 감사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는 것이다.
‘깨진 술병으로 자해를 시도하던 주취자에게 무릎을 걷어차여 긴 시간동안 수술과 재활치료를 끝내고 복귀하자마자 또 한 사람을 구했다’며 취재진이 소감을 묻자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결국 좋은 일을 끌어당기는 것 같다”며 쑥쓰러운듯 웃음을 지었다.
그는 앞으로의 포부를 묻자 “‘경찰관으로서’라기보다 한 인간으로서 타인에게 항상 힘이 되는 존재, 웃음과 미소를 짓게 만들어주는 사람이고 싶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소식을 전해들은 이용표 부산지방경찰청장은 현장에서 가장 신속하고 주도적으로 행동한 송 경장의 공로를 인정해 표창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부산ㆍ경남=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