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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강제징용’ 심선애 할머니 별세…“배고픔·매질 기억이 전부”

입력 | 2019-02-22 13:28:00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심선애 할머니가 별세했다. 향년 89세.

22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따르면 심 할머니가 지난 21일 오후 6시20분께 투병생활을 하던 중 별세했다.

심 할머니는 파킨스병으로 광주의 한 요양병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병세가 최근 악화됐다.

1930년 광주 북구 북동에서 3남6녀 중 둘째로 태어난 심 할머니는 14세인 1944년 3월 광주 북정공립국민학교(현 광주수창초등학교) 졸업하고 같은해 5월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항공기제작소로 끌려갔다.

심 할머니는 당시 “일본에 가면 돈도 벌수 있고 공부도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일본행 배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나고야의 생활은 기대와 달리 고통의 연속이었다. 비행기 부속을 다듬는 일에 배속돼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할당량을 맞춰야 했다.

또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해 허기진 생활의 연속이었다.

심 할머니는 생존 당시 “배고픔과 매질로 인한 고통이 가장 힘들었다”고 증언했다.

심 할머니는 해방 뒤 고향에 돌아 왔지만 일본에 다녀 왔다는 이유와 당시에 당한 고통 속에서 살아야 만했다.

가까스로 강제징용 고통을 겪은 남편을 만나 2남4녀를 두었지만 1987년 세상을 먼저 떠나 혼자서 아이들까지 키워냈다.

심 할머니는 또 강제징용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일본정부에 후생연금 기록 신청 소송에 참여했으며 지난 2015년 2월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일본연금기구가 199엔(한화 1850원) 지급을 결정하자 분노했다.

또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 전범기업 미쓰비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참여해 지난해 12월5일 광주고등법원 승소를 이끌어 냈다.

미쓰비시 측의 항소로 소송은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지만 20여년전 발병했던 파킨스병을 끝내 이기지 못하고 별세했다.

심 할머니의 유족으로는 2남4녀가 있으며 빈소는 광주기독병원장례식장, 발인은 23일, 옛 망월묘역에 안장된다.

한편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는 지난해 2월 말 기준 전국 5245명이며 광주 121명, 전남 544명이다.

【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