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심선애 할머니가 별세했다. 향년 89세.
22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따르면 심 할머니가 지난 21일 오후 6시20분께 투병생활을 하던 중 별세했다.
심 할머니는 파킨스병으로 광주의 한 요양병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병세가 최근 악화됐다.
심 할머니는 당시 “일본에 가면 돈도 벌수 있고 공부도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일본행 배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나고야의 생활은 기대와 달리 고통의 연속이었다. 비행기 부속을 다듬는 일에 배속돼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할당량을 맞춰야 했다.
또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해 허기진 생활의 연속이었다.
심 할머니는 생존 당시 “배고픔과 매질로 인한 고통이 가장 힘들었다”고 증언했다.
가까스로 강제징용 고통을 겪은 남편을 만나 2남4녀를 두었지만 1987년 세상을 먼저 떠나 혼자서 아이들까지 키워냈다.
심 할머니는 또 강제징용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일본정부에 후생연금 기록 신청 소송에 참여했으며 지난 2015년 2월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일본연금기구가 199엔(한화 1850원) 지급을 결정하자 분노했다.
또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 전범기업 미쓰비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참여해 지난해 12월5일 광주고등법원 승소를 이끌어 냈다.
미쓰비시 측의 항소로 소송은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지만 20여년전 발병했던 파킨스병을 끝내 이기지 못하고 별세했다.
한편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는 지난해 2월 말 기준 전국 5245명이며 광주 121명, 전남 544명이다.
【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