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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리포트] ‘15년 원 팀맨’ 이보근, “좋은 셋업맨으로 기억되고파”

입력 | 2019-02-23 08:30:00

키움 이보근. 투산(미 애리조나주)|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7~8회를 깔끔하게 지우는 셋업맨, 그렇게 기억되고 싶네요.”

이보근(33·키움 히어로즈)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생애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내실 있는 선수라는 것은 십수년째 증명했던 이보근이다. 하지만 시장 한파 속에서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결국 1월 29일에야 도장을 찍었다. 키움의 스프링캠프 출발 하루 전이었다.

이보근은 이에 대해 “처음부터 시간이 꽤 걸릴 줄 알고 있었다. 초조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히어로즈에 남겠다는 생각이 굳건했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았다”며 “구단에 남게 되고 스프링캠프에서 야구하고 있는 것이 다행이다”라는 진심을 드러냈다.

이보근은 2005년 현대 유니콘스에 2차 5라운드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팀이 해체되고 2008년 우리 히어로즈를 거쳐 넥센, 키움까지 오는 사이 이보근의 위치는 변하지 않았다. 군 입대 기간을 제외한 13시즌 통산 451경기에서 590.2이닝을 소화하며 35승36패15세이브81홀드,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 중이다. 특히 2016년부터 3년간 연 평균 20홀드 이상 기록하며 셋업맨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보근은 “올해로 이 팀에서 15년째다. 팀 분위기가 좋은 것은 익숙하다. 이 분위기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 고참의 역할”이라며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팀 우승에 대한 갈망이 정말 커졌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보근은 포스트시즌 경험이 두 차례 있다. 2016년과 지난해다. 키움은 지난해 SK 와이번스와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분패했다.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는 명승부가 펼쳐졌기 때문에 패했을 때 충격은 더 컸다. 이보근은 “어떻게 지든 허무한 것 같다. 지난해 여러 우여곡절 끝에 기적처럼 성적을 냈지만, 그래도 분했다”며 “한국시리즈에서 SK에 패한 두산 베어스는 어땠겠나. 결국 한국시리즈 우승 후 이겨야 웃으면서 끝난다. 올해는 무조건 이기고 싶다”고 이를 갈았다.

키움의 불펜은 든든하다. 오주원~이보근~김상수 등 베테랑 트리오에 홀드왕 출신 한현희까지 가세한다. 어느 팀에 견줘도 밀리지 않는다. 이보근은 “현희와 ‘서로 주자 깔아두고 내려오지 말자’고 다짐했다. 확실히 우리 팀 투수가 약한 것 같지는 않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활약해 좋은 셋업맨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투산(미 애리조나주)|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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