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무에 오릅니다/마거릿 D 로우먼 지음·유시주 옮김/336쪽·1만5800원·눌와
온통 푸른 나뭇잎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저자는 여성 생물학자다. 특히나 숲 우듬지 생태학을 개척했다. 로프와 장비를 둘러메고 수십 m 높이의 나무에 직접 올라 반평생을 연구했다. 현장생물학자가 생생히 그려낸 현장 에세이다.
어릴 적 읽었던 모험소설처럼 흥미롭다. 호주에서 저자는 무시무시한 거인가시나무와 맹독성 호주갈색뱀을 밤낮으로 상대한다. 수백만 마리의 크리스마스풍뎅이가 잎을 갉아먹는 요란한 소리에 잠도 설친다. 남자들뿐인 업계와 현장에서 수십 년 살아남은 강인한 여성만이 들려줄 수 있는 낙천적 유머가 글에 넘실댄다. ‘128그루의 관목에는 22만7082개의 잎사귀가 달려 있었다’ 같은 학자적 디테일도 빼곡하다.
저자는 고백한다. ‘현장생물학자로서의 내 삶은 때로 동화 같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