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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지우기… “금강-영산강 보 3개 해체”

입력 | 2019-02-23 03:00:00

환경부 “해체 비용보다 편익이 커”… 계량화 어려운 수질가치 환산 논란
일부 지역 “농업용수 부족” 반발… 6월 출범할 물관리委서 최종 결정



영산강 하구에 있는 죽산보를 개방한 모습


환경부가 금강과 영산강의 보 5개 중 3개를 해체하고, 2개는 상시 개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론 내렸다. 해체를 제안한 보는 금강의 세종보와 공주보, 영산강의 죽산보다. 일부 지역 주민은 농업용수 부족 등을 이유로 보 해체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보 해체 여부는 6월 출범하는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는 22일 보를 해체할 때의 비용과 편익을 분석한 결과 세종보와 공주보, 죽산보는 해체 편익이 높다며 해체를 제안했다. 다만 공주보는 보 윗부분을 주민들이 도로로 활용하고 있어 도로는 남겨두도록 했다. 금강 백제보와 영산강 승촌보는 보를 그대로 유지하되 상시 개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이라고 결론지었다. 정부 차원에서 보 해체 결론을 내린 건 2008년 12월 4대강 사업이 첫 삽을 뜬 지 10년여 만이다.

보 해체 논의는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보의 재(再)자연화를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시작됐다. 환경부는 그해 6월부터 금강과 영산강 보의 수질 및 환경을 모니터링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민간 전문가 43명으로 구성된 전문위원회는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3개 보의 해체를 제안했다. 한강과 낙동강에 있는 보 11개의 처리 방안은 올해 말께 제시할 예정이다.

환경부의 경제성 분석 결과를 두고는 찬반양론이 뜨겁다. 해체할 때의 편익과 비용만을 계산해 처음부터 해체를 전제로 한 조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해체 편익을 산출하면서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힘든 수질 개선이나 생태계 회복 효과가 수천억 원에 이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보의 개방 시기가 짧아 환경 평가를 하기에는 시간적으로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남 공주가 지역구인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정권은 입으로는 ‘사람이 먼저’라고 떠들면서 실제로는 현지 주민과 농민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있다”며 “그냥 물러서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반면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발표는 ‘물은 흘러야 한다’는 상식의 회복”이라며 “4대강 보의 경제성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환영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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