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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 관리 실패’ LG, 팬들 믿음 저버렸다

입력 | 2019-02-24 14:28:00

스포츠동아DB


2019시즌을 앞두고 전해지는 비시즌 소식을 ‘결국’ LG 트윈스가 독점했다. 각종 사건·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선수단 관리에 실패한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LG는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23일까지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에서 2019시즌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류중일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전원은 ‘가을야구 재도전’을 목표로 내세우며 호기롭게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러나 캠프의 치열한 열정이 전해지기도 전, 날벼락 같은 소식이 그라운드 안팎을 뒤덮었다. 차우찬, 오지환, 임찬규가 호주 카지노를 방문했다는 이야기였다. 현지 팬에 의해 증거 사진까지 나오자 LG 구단은 사실을 인정하고, KBO에 경위서를 제출했다.

KBO는 지난 18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이들 세 명에 대해 리그의 품위를 손상했다는 이유로 ‘엄중경고’ 징계를 내리고, 구단에 5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에 LG는 “KBO의 징계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LG가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미지근한 후속 대책을 발표하면서 캠프 내 소동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23일 1차 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해당 선수들은 특별한 사과 없이 공항을 빠져나갔다. 공항에 마중을 나온 일부 팬들은 그래도 아직까지 LG 선수들에게 ‘믿음’이 동반된 응원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LG는 귀국한 지 만 하루도 되지 않아 이런 팬들의 믿음과 응원을 저버렸다. 내야 기대주 윤대영(25)이 24일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경찰조사를 받았다. 윤대영은 강남 도로 한복판에 차량을 세워놓고 그대로 잠이 들어 있었다. 순찰중인 경찰이 자신을 깨우자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 순찰차와 접촉사고를 내기까지 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0.106%. 면허취소수준이었다.

만취한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는 것은 이미 그 자체로 중범죄다. 이외에 또 하나의 괘씸죄는 바로 프로구단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전혀 프로의 자세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LG는 25일 2차 캠프가 열리는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이 예정돼 있었다. 1차 캠프와 2차 캠프 사이에 주어진 단 하루의 휴식. 그 휴식일을 어떻게 보내는가는 분명 선수의 선택이지만, 그 결과가 음주운전으로 이어졌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선수단 관리에 실패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LG는 2018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사령탑으로 류중일 감독을, 또 시즌 후에는 새로운 프런트 수장으로 차명석 단장을 선임했다. 새로운 리더십으로 ‘새출발’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했으나 현재까지 나온 결과는 결국 ‘대실패’다.

LG는 각종 사건·사고로 시즌 시작 전부터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를 보고 가장 마음이 쓰린 것은 구단도, 또 이를 후원하는 모기업도 아니다. 쌍둥이 군단을 향해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오던 팬들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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