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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애리조나] ‘동시 출격’ 류현진·강정호, ML 첫 맞대결 기대 솔솔

입력 | 2019-02-26 05:30:00

‘코리안 몬스터’가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류현진(LA 다저스)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전에 선발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특유의 역동적인 폼으로 힘껏 볼을 뿌리고 있는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동갑내기 절친’ 류현진(32·LA 다저스)과 강정호(32·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이 2019시즌 기지개를 같은 날 켰다. 강정호가 연타석 아치를 그리자 류현진이 깔끔투로 화답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 빅 리거의 메이저리그(MLB) 맞대결,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 밝다.

류현진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시범경기에 선발등판,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13개였다. 처음부터 1이닝 투구가 예정돼있었고, 불펜에서 17구를 더 던지며 몸 상태를 체크했다. 선두 콜 칼훈에게 빗맞은 안타를 내줬지만 흔들리지 않았고, 후속 타자를 연이어 뜬공 처리한 뒤 탈삼진 하나를 곁들이며 역할을 마쳤다.

강정호는 같은 날 플로리다주 브레든턴의 레콤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전에 5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장, 2타수 2홈런을 기록했다. 2회 첫 타석에서는 선발 트레버 리차드의 체인지업,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지난해까지 KIA 타이거즈에서 뛴 헥터 노에시의 슬라이더를 공략했다. 5이닝·2타석을 소화한 그는 6회 교체됐다. 2015년 이후 4년만의 시범경기 출장이었지만 장타력은 녹슬지 않았다. 강정호는 2016년에는 무릎 재활로 5월에야 복귀했고, 이후 2년간은 음주운전 적발로 인해 전력 외로 분류됐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이 “강정호는 미쳤다”고 감탄할 만큼 인상적이었다. 사실상의 복귀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때려낸 그는 주전 재도약에 청신호를 켰다.

4년 만에 시범경기 무대에 다시 선 강정호(피츠버그)가 25일 마이애미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폭발하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들이 MLB에서 만난 적은 없다. 2015년 피츠버그에 입단한 강정호가 2년간 펄펄 날았지만, 같은 기간 류현진은 수술과 재활을 반복하며 1경기 등판에 그쳤다. 재활에 성공한 류현진이 2017시즌부터 다시 꾸준히 활약했지만 강정호는 3경기에만 출장했다.

올해는 ‘코리안 더비’ 성사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은 이미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맡아둔 상황이며, 강정호 역시 주전 3루수로 기용될 전망이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다저스와 중부지구 피츠버그는 올해 여섯 차례 만난다. 4월 27일부터 다저스타디움에서 3연전을 치른 뒤, 5월 25일부터 PNC파크에서 다시 3연전을 펼친다. 아직 로테이션을 따질 수는 없지만 최대 두 경기 맞대결도 가능하다.

강정호는 KBO리그 시절 류현진 상대로 타율 0.167(30타수 5안타), 1홈런으로 고전했다. 하지만 그 1홈런이 류현진에게는 뼈아팠다. KBO리그 마지막 등판이었던 2012년 10월 4일 대전 한화 이글스-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당시 류현진은 10이닝을 소화했지만 강정호의 동점 솔로포 탓에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

등판을 마친 류현진은 “메신저로 연락했다. 축하해줬더니 ‘1이닝? 쉬운 경기 했네’라는 답이 돌아왔다”며 밝게 웃은 뒤 “역시 타고난 것 같다. KBO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얻어맞아 안 좋은 기억이 있지만 맞대결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엇갈렸던 류현진과 강정호의 MLB 항로가 올해는 겹칠까. 이들의 맞대결은 한국 팬들이 가장 바라는 장면 중 하나다.

글렌데일(미 애리조나주)|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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