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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겨울올림픽의 환희 그후 1년… 방치된 시설, 쓸쓸한 평창

입력 | 2019-02-26 00:00:00


평창 겨울올림픽이 폐막한 지 1년이 지났다. 이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금 5개, 은 8개, 동 4개로 종합 7위, 역대 겨울올림픽 중 최다 메달 획득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더욱이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은 4·27 제1차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남북 화해의 마중물이 됐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해당 지자체들은 누적된 적자로 시름을 앓고 있고, 3만5000석 규모의 스타디움은 대부분 철거되고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과 강릉하키센터 등 상당수 시설물이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방치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대회 유치와 개최에는 전력을 기울이면서 관련 인프라나 문화, 인력의 사후 활용에는 소홀한 우리 행정 관습상 사실상 예견된 것이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를 위해 신설된 16개 경기장도 대회 후 연간 100억 원이 넘는 운영적자를 냈다.

인프라 활용방안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과잉 투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밀한 계획을 짜는 것이다.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 컬링 개최지였던 가루이자와(輕井澤)는 철저한 준비와 사후 활용전략으로 올림픽 이후 연간 850만 명 이상이 찾는 체류형 관광도시로 거듭났다고 한다.

국력 신장과 지자체들의 노력으로 국제대회 유치는 계속 늘어갈 것이다. 충북도는 2030년 여름 아시아경기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가 서울-평양 공동 개최를 추진 중인 2032년 여름올림픽은 사회기반시설(SOC) 비용을 제외하고도 3조8570억 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국제대회 유치도 중요하지만 그 후의 청사진도 면밀히 세워 추진해야 한다. 올림픽을 구경도 못 한 후손들에게 흉물 경기장과 빚더미를 남겨줄 수는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