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도로 보수작업 마무리 단계…늦은 밤까지 진행 북한 인공기 등도 설치된 것 확인…맞이행사 막바지 역사 앞 광장에 늦은 밤까지 주민들 찾아와 분위기↑ "평화 상징 오는 것 같아"…현지 주민도 환영 분위기 공안들도 숯불 앞에서 휴식 취하며 김 위원장 기다려 베트남 정부, 밤샘 취재진에 찹쌀밥 음식 '소이' 제공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하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도착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중국-베트남 접경지역인 동당역은 김 위원장 맞이를 위한 준비 작업이 밤늦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가 정차할 예정인 동당역 선로는 오후 늦게 모두 정리된 상태다. 이날 행사 준비가 분주했던 낮 시간대만 해도 선로에는 화물차들이 줄지어 서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선로가 비워져 있다.
또 승강장(플랫폼)은 이른 오후에 없던 노란 국화와 빨간 포인세티아 꽃으로 빼곡하게 꾸며졌다.
역사 안쪽에 설치된 LED 전광판에는 ‘환영한다’는 내용의 문구가 반복적으로 나오기도 했다.
이와 함께 동당역 앞 광장에서는 도로 보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인부들은 트럭과 장비 등을 동원해 도로의 울퉁불퉁한 부분을 계속 정리하고 있었다.
이날 오후 8시가 훨씬 넘은 시간에도 동당역 인근에 사는 주민 100여 명은 전 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을 구경하기 위해 장사진을 이뤘다. 역 앞에 있는 식당들도 허기를 달래기 위해 모인 취재진과 주민들로 가득 찼다.
오전부터 이곳은 취재진과 주민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강하게 통제됐지만, 늦은 밤에는 잠시나마 여유를 되찾은 모습도 보였다. 밤늦게 가족·친구들과 함께 역사 앞에 나온 주민들은 취재진을 촬영하거나 이야기를 하며 웃고 떠들었다.
동당에 사는 팜 키우 디엠(26)씨는 “내일 (김정은 위원장을 보기 위해) 많이들 오고 싶어한다”며 “가족들과 내일 이른 아침 새벽 6시에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잠옷 차림으로 나온 뜨란 민 히우(34)씨는 아이와 함께 이곳에 나왔다. 뜨란은 “(김 위원장의 방문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평화의 상징으로 오는 것이다. 내 친구들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언제 올지는 아무도 정확히 모른다”며 “집 앞이라 아무때나 나와서 볼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곤봉을 든 공안들이 역사에 다가오는 취재진과 주민들에게 가까이 오지 말라며 주의를 주면서 잠시나마 찾았던 여유는 다시 긴장 국면으로 바뀌기도 했다.
늦은 시간대 이곳을 통제하던 군인과 공안들의 움직임은 이른 오후에 비하면 유연해졌다. 공안들은 한쪽에 모여 숯불을 피우고 추위를 달래는가 하면, 일부 군인들은 밝은 가게 앞이나 식당에 모여 앉아서 담소를 나눴다.
다만 동당역 바로 앞은 차량이 아예 들어가지 못하도록 공안이 통제하고 있다.
한편 베트남 정부는 이날 동당역 개보수 작업을 계속 이어나갔다. 오후에 역사 앞 화단에 국화와 포인세티아 꽃을 추가로 더 가져오는가 하면, 선로 양옆으로는 하얀색 페인트 칠을 하기도 했다.
또 동당역에서 하노이 방면으로 뻗어 나가는 길목에는 베트남 국기가 2~3m 간격으로 설치됐으며, 무장한 군과 공안들로 인해 경계가 한층 강화됐다.
아울러 오후 4시30분께부터는 김 위워장 대역을 동원해 실전 같은 리허설을 하기도 했다. 군악대와 의장대도 내일 행사 준비를 위해 참여했다.
또 리허설을 준비하는 시간 동당역 진입로가 군과 공안에 의해 모두 차단되고 공안의 장갑차가 곳곳에 배치되는 등 최고 수위의 경계태세가 유지됐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도착 후 차량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길목에는 약 1~2m 간격으로 무장한 군과 공안들이 늘어서 주민들과 취재진을 통제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26일 오전 8시30분께 동당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현지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25일 자정께 도착한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취재진들은 동당역 앞에서 조명을 밝힌 채 진을 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동당역에 도착한 뒤 차량을 타고 약 170㎞ 거리에 있는 하노이로 출발할 예정이다. 같은 시간 김 위원장의 이동 경로로 예상되는 베트남 1번 국도는 완전히 통제된다.
【랑선(베트남)=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