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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개국 돌며 6·25참전 노병 1200명 만나… ‘리멤버 7·27’ 대표 한나 김씨

입력 | 2019-02-26 03:00:00

캘리포니아주 상원 ‘올해의 여성’ 선정
“잊혀져가는 전쟁 기억하게 만들어”




미국에서 6·25전쟁의 참전용사를 기억해야 한다는 운동을 10년 이상 펼친 한국계 청년단체 대표가 캘리포니아 주의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여성’에 선정됐다.

21일(현지 시간) 링링 창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실에 따르면 청년단체 ‘리멤버 7·27’ 대표 한나 김 씨(36·사진)가 캘리포니아주 상원이 매년 선정하는 29번째 올해의 여성에 뽑혔다. 창 의원은 “김 씨는 전쟁에 참전했던 잊혀져가는 용사들을 기억할 수 있게 도왔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김 씨는 2008년부터 한국계 청년들과 함께 ‘리멤버 7·27’을 결성해 26개국과 미국 50개 주 전역을 돌며 참전용사 1200명 이상을 만났다. 2009년에는 미 하원의원 435명의 사무실을 방문해 ‘6·25전쟁 참전용사 인정법안’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고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을 만나 법안 지지를 요청했다. 이 법안은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을 참전용사 기념 국가기념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고, 미 의회에서 통과됐다. 단체명도 6·25전쟁 정전협정일인 7월 27일에서 따왔다.

김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참전 세대인 1세대와 그 자손인 2세대, 나 같은 3세대가 공존하고 있지만 정전협정으로 아직도 6·25전쟁은 현재진행형”이라며 “이 문제를 풀어야만 한반도의 화해와 통일을 논할 희망이 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6세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그는 한국과 미국의 교량 역할을 하기 위해 외교관이 되고자 한다.

참전용사에게 관심을 가진 직접적인 계기는 2007년 4월에 일어난 ‘조승희 총기난사 사건’이었다. 같은 교포 2세로 정체성 혼란을 겪으며 한국과 미국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김 씨는 “교포사회가 어떻게 하면 미국인과 어우러질 수 있을까를 수없이 고민했다. 결국 화해가 필요하고 한국과 미국을 잇는 끈인 6·25전쟁 참전용사들에게 감사를 표하게 됐다”고 전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