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외래 진료 공간 문열어
서울대병원이 ‘대한외래’를 공개했다. 진료실과 편의시설 등 공간을 대폭 확충했고 환자정보 보호를 위해 외래진료의 모든 절차에서 환자 이름을 드러내지 않는 ‘이름없는 병원’을 구현했다. 서울대병원 제공
병원 외래 번호표를 뽑으면 당일 환자 이름을 대신할 ‘고유번호’가 나온다. 외래 시 들은 의사의 당부사항이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다면 집에서 모바일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오픈한 서울대병원 외래 진료 공간인 ‘대한외래’가 새롭게 도입한 시스템들이다.
대한외래는 인술로 아픈 이를 구한다는 ‘인술제중(仁術濟衆)’의 가치를 중점으로 2015년 말 건립공사를 착수했다. 25일부터 성형외과, 흉부외과, 피부과, 안과, 이비인후과가 먼저 진료를 시작했다. 다음 달 4일부터는 내과(소화기·혈액·내분비·신장·알레르기·감염 분과)와 외과, 장기이식센터, 신장비뇨의학센터, 정신건강의학과 등 대부분 과가 진료를 본다.
대한외래의 특징은 무엇보다 기존에 비해 진료 공간과 주차 공간이 크게 늘어난 점이다. 대한외래는 지상 1층∼지하 6층, 연면적 약 4만7000m² 규모로 기존 외래 규모의 1.2∼1.7배다. 지하 1∼3층은 외래진료실, 검사실, 주사실, 채혈실, 약국 등 진료공간과 식당을 비롯한 각종 편의시설, 직원휴게실 등이 배치됐다. 지하 4∼6층은 주차장이 자리 잡고 있다. 500여 대의 주차가 가능하다.
대한외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고유번호다. 최근 관심이 높아지는 환자정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외래진료 모든 절차에서 환자 이름을 부르지 않고 당일 고유번호로 대신한다. 소위 ‘이름 없는 병원’을 구현한 것이다. 또 음성인식 솔루션을 도입해 진료실에서 의사가 강조하는 당부사항을 모바일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청각장애 환자들이 보호자나 도우미를 거치지 않고 진료를 볼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갖춘 점도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 받는다.
대한외래는 입원실과 분리된 별도 공간에 건축해 혼잡도와 감염 위험을 줄였다. 또 각종 최첨단 외래진료 시스템을 도입해 진료의 질을 높였다.
김연수 대한외래 개원준비단장은 “대한외래 개원으로 진료와 편의시설 공간이 대폭 넓어져 편리한 환경에서 첨단의료와 환자 중심의 진료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한외래가 들어서면서 기존 서울대병원의 본관과 어린이병원, 암병원이 연결되어 대한외래가 서울대병원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또 본관 로비층을 기준으로 각 층을 통합해 환자들의 혼란을 줄였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