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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환영 인파에 손 흔들며 화답…김여정은 그림자 수행

입력 | 2019-02-26 11:58:00

김정은 열차로 동당역에 도착…주민 수백여 명 몰려나와
새벽부터 모인 주민·학생…북한 인공기와 꽃다발 흔들어
김 위원장 뒤를 '그림자'처럼 따르는 김창선·김여정 눈길
주민들 환호 보내자 金, 차량 세우고 손 흔들며 화답해
전용열차 도착 전부터 동당역은 경호와 긴장감 '최고조'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현지시간) 중국-베트남 접경지역에 있는 동당역에 도착했다.

이날 김 위원장이 탑승한 전용 특별열차는 오전 8시13분께(한국시간 10시13분) 동당역에 들어섰다. 김 위원장은 도착 후 오전 8시22분께 열차에서 내려 베트남 정부 인사들과 악수를 나눴다.

한 여성이 김 위원장에게 꽃다발을 줬고 호위무사로 불리는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이 현장을 통제했다.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도 ‘그림자’처럼 김 위원장의 뒤를 따랐다.

김 위원장이 나온 뒤 열차 승강장 발판에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김평해 간부부장, 오수용 경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순서대로 서 있었다.

김 위원장이 베트남 인사들과 악수를 하는 사이 바깥에서는 김 위원장의 초근접 경호를 담당하는 974부대원 12명이 차량을 대기시켰다. 30여 명의 경호원들은 각자 위치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김 위원장의 차량과 유사하게 생긴 차량도 경호를 위해 따로 세워졌다.

김 위원장이 역사 바깥으로 나서자 수백 명의 주민들이 “와”하는 소리를 내며 환호했다. 이날 동당역 앞에서부터 하노이로 연결되는 진입로까지 주민·학생들이 인산인해를 이뤄 수를 헤아릴 수 없었다. 이들은 북한 인공기와 베트남 국기, 꽃다발 등을 흔들며 김 위원장을 환영했다.

김 위원장은 역사에서 나오면서 지역 주민으로 꾸려진 환영단에게 오른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김 위원장이 베트남 인사들과 북측 인사들로 둘러싸이면서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부산하게 움직였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무리에서 따로 떨어져 나와서 김 위원장을 주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이윽고 차량에 탑승했고 천천히 경호원의 도보 속도에 맞춰 바퀴를 움직였다. 김 위원장은 차량의 창문을 내리고 손을 흔들었고 한 무리의 주민들이 그 모습을 보자 환호했다.

김 위원장 차량은 잠시 취재진과 주민들 앞에 서서 이동하지 않고 서 있었다. 김 위원장은 경호원 12명에 둘러싸인 채 주민들에게 웃으며 손을 연신 흔들었다. 차량은 이윽고 속도를 내며 광장 인파의 시야에서 사라졌고 뒤 따르는 경호 차량에 북측 경호원들이 몸을 날리듯 올라탔다.

앞서 이날 베트남 당국은 오전 5시부터 김 위원장이 도착 예정인 동당역 지역의 통제를 강화했다. 선로와 승강장이 모두 내려다보이는 동당역 앞 고가도로는 완전히 차단됐다. 또 인근 가옥 옥상이나 건물 옥상에는 2명씩 짝을 지은 군인들이 경계태세를 유지했다.

오전 5시45분께부터 장갑차를 비롯해 무장한 병력들이 속속 도착해 자리를 채웠고, 공안들이 오토바이와 차량 20여대를 이끌고 동당역 앞에서 대기했다.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과 인사들도 하나둘씩 역사에 도착해 상황을 점검했다.

역에 레드카펫이 깔린 오전 6시께부터는 지역 주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수백 명의 주민들은 금세 광장을 채웠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아오자이를 입은 교사 등 수백 명도 동당역 앞에 자리잡았다. 이날 새벽부터 안개비가 계속 내리면서 우비를 입고 나온 주민들도 많았다.

한편 현지에서는 김 위원장이 오전 7시께 도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군악대와 의장대 등도 오전 6시30분께부터 미리 도열하고 오전 7시께 음악을 연주하며 최종 점검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음악 소리가 나오자 취재진과 주민들은 김 위원장이 온 것이 아닌가 연신 목을 내밀고 역 입구 쪽을 확인했다.

오전 7시14분께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과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등이 역사에 모습을 나타냈지만 김 위원장은 이보다 1시간 가량 늦게 역에 도착했다. 전날 취재진과 만났던 주민은 행사 뒤 기자와 만나 “김 위원장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너무 늦게 온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 종료 뒤에도 일부 주민들은 역사 모퉁이에서 전 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의 모습을 구경하거나, 광장에서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통제에 동원된 공안들도 임무가 끝나자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했다.

전날까지 차량과 오토바이 등이 모두 통제됐던 동당역 진입로에는 일반 차량과 오토바이 통행이 가능해졌다.

【랑선(베트남)=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