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의 보안 문제를 꼬집는 비판적인 기사는 화웨이를 5세대(5G) 기술의 세계적인 선두 기업으로 보이게 할 수 있다.”
홍콩 소재 언론사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6일 보도한 기사에 실린 앤디 웡 홍콩 중문대학 교수의 주장이다. 미국의 ‘화웨이 보이콧’이 오히려 화웨이의 인지도를 높이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가 최근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화웨이를 홍보해줘 고맙다”며 “미국의 위대한 인물들이 너무 고맙다”고 트럼프 행정부를 비꼬았던 것을 연상케 한다.
최근 미국이 닦아놓은 반(反) 화웨이 전선에서 이탈하는 국가들이 속속 나오면서 이런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현지 외신에 따르면 최근 영국과 독일은 각각 정보기관과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자국 5G 통신망 사업에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지 않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이들의 이탈로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반 화웨이 전선에 커다란 균열이 생길 수도 있다.
미국은 공세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맞대응 했다. 미국 상원의원 11명은 25일(현지 시간)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과 릭 페리 에너지부 장관에게 “화웨이의 태양광 장비 사용 금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서한을 보냈다. 통신 장비를 넘어 화웨이가 생산하는 제품 일체를 막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또한 이날은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가 개막한 날로 세계 각국에 “화웨이 장비를 쓰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을 보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11명의 미국 상원의원은 “화웨이가 설치하는 태양광 패널과 인버터(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장치)가 정보 절도에 이용될 수 있다”며 “태양광 발전 분야에서도 화웨이 장비를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