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북부에 처음 철도를 부설한 것은 1904년 프랑스 식민 지배를 위해서였다. 산과 강이 많은 지형인 데다 운송 화물도 적어 “염소가 가는 곳이라면 철로도 부설한다”며 협궤(궤도 폭 1000mm)를 놓았다. 프랑스가 물러간 뒤 1955년 8월 베트남 동당과 중국 국경도시 핑샹 구간이 철도로 연결됐다. 중월철로 구간 중 핑샹에서 하노이까지는 복합 궤도다. 중국의 표준궤(1435mm)와 베트남의 협궤가 같이 깔려 열차를 바꾸지 않고 운행할 수 있다. 러시아 하산과 나진 구간이 복합 궤도인 것처럼 교류 의지를 담은 인프라다. 1960년대 중반 미군 폭격으로 베트남 철도가 부서지자 중국 공병대가 보수해주기도 했다.
▷그러나 1979년 2월 17일 새벽 중국 인민해방군이 베트남을 침공해 중월철로는 끊긴다. 덩샤오핑은 마오쩌둥의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사용하라(殺鷄焉用牛刀)’는 전략에 따라 20만 명 이상을 투입했고 상당수가 하노이로 가는 길목의 전략요충지 동당으로 집중돼 격전이 벌어졌다. 끊긴 중월철로는 1996년에야 부정기 운행이 재개됐다.
구자룡 논설위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