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기념비 지켜온 신달식씨 부친 이어 2대째 기념비 돌봐… “碑세운지 거의 50년깵 글씨도 흐릿 지자체서 보수-관리 신경써줘야”
대를 이어 영동읍 중앙로의 3·1운동 기념비를 돌보고 있는 신달식 씨. 영동=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충북 영동군 영동읍 중앙로에는 ‘3·1운동 기념비’가 서 있다. 1972년 동아일보가 영동 일대에서 펼쳐진 항일 독립만세운동 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이다.
이 기념비의 관리에는 대(代)를 이은 부자(父子)의 헌신적인 노력이 담겨 있다. 기념비 앞에서 2대째 자전거 판매·수리점을 운영하는 신달식 씨(61)와 그의 부친 신동우 씨(1994년 74세로 작고)가 주인공이다. 19일 만난 그의 기념비에 대한 애착은 남달랐다.
―어떻게 기념비와 인연을 맺게 됐나.
―곧 3·1운동이 100주년이다.
“일본 지도자들의 독도 망언이나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일본의 태도를 보면 우리의 3·1운동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 일본이 과거의 만행에 대해 언제 제대로 사죄할지 의문이다. 그런데 젊은 세대가 먼저 우리 역사를 잊는 것 같아 안타깝다.”
―혼자서 기념비를 돌보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아무래도 혼자서는 역부족이다. 군에서 기념비의 보수, 관리에 신경을 더 써 주면 좋겠다. 비를 세운 지 거의 50년이 돼 글씨도 알아보기 어렵다. 요즘 기술이 좋다니 조금 투자하면 기념비에 새겨진 3·1운동의 뜻을 사람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주변이 사람들 왕래가 잦은 곳이라 노점과 주차 문제로 어려움이 있다. 대부분 잘 이해하는 편이지만 ‘네가 무슨 상관이냐’는 식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3대째 관리는 어떤가.
“제게는 영동의 교통수단을 책임진다는 자부심이 있는데 전자회사에 취업한 아들은 자전거가 얼마나 좋은지 아직 잘 모른다. 아들이 나이 들어 같이 일하면 3대째 기념비를 관리할 수도 있겠다.(웃음)”
영동=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