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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댐 추락헬기 블랙박스 없어”…사고 규명작업 어려움 예상

입력 | 2019-02-28 14:53:00

헬기조종사 진술-교신기록 의존해 사고원인 유추 불가피




지난 27일 오후 경남 합천군 합천댐 수면위로 추락한 소방 헬기에 블랙박스가 장착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사고 규명 작업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영운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항공사고팀장은 28일 뉴시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경남 합천댐 소방헬기 추락 사고와 관련 “사고헬기에 블랙박스가 장착돼 있지 않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항공안전법 시행규칙 등에 따르면 국제항공 노선 운항이 아닐 경우 블랙박스 장착이 의무 사항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부연 설명했다.

박 팀장은 “사고 헬기에 블랙박스가 없어 사고원인 규명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사고기에 탑승한 조종사 등이) 무선 통신을 한 내용이 있을 것”이라며 “또 국내 각종 레이다시설을 보면 헬기 항적을 비롯한 여러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또 ”오늘밤 늦게라도 헬기조종사 등의 진술이 가능하면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그분들(조종사 등)은 현재 심적으로 굉장히 안정이 안돼 있는 상태“라며 ”실제 사고잔해, 헬기상태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팀장의 발언은 이번 사고 원인 규명작업이 근본적인 한계를 맞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사고헬기에 블랙박스가 장착돼지 않아 헬기 조종사의 진술이나 교신 기록 등에 의존해 사고원인을 유추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 팀장은 “ (이 분들이) 진술한 발언을 우리가 백퍼센트 신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사고에 따른 충격, 기억력의 한계 등으로 사고 당사자들의 진술이 부정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조사위는 당초 헬기를 인양한 뒤 블랙박스를 수거해 조사작업을 벌일 예정이었다. 사고 원인 규명 작업은 통상 블랙박스 데이터 복구와 분석, 실험 등을 거친다. 그는 ”사고원인을 규명하는데는 통상적으로 시간이 걸린다”면서 “사고 조사를 종결하기 까지 대개는 1년 정도가 소요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7일 오후 합천군 합천댐 수면 위로 경남도 소방본부 소속 헬기가 추락했다. 기장인 강모(58) 소방경을 비롯한 소방공무원 3명은 추락 직후 탈출해 무사히 구조됐다.

박 팀장은 사고 헬기 인양 작업에 대해서는 “현재 기체를 (사고) 수면 근처까지 인양한 상황”이라면서 “(국토부) 조사위원회 소속 조사관 3명이 헬기 사고현장에서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