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을 강조해온 중국 정부는 28일 북-미 정상회담 협상 결렬에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 시작 시간(오후 3시)을 11분 넘겨 브리핑장에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에서 기자회견을 막 시작한 시간이었다.
루 대변인은 북-미 회담 관련 질문이 나오자 “하노이 회담을 어떻게 평가할지는 나도 기자들과 같은 상황이다. 북미 당국이 권위 있는 해석과 설명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회담 결렬로 보는 시각에 반대하는 뜻을 드러냈다. 그는 “많은 기자가 누구는 실패했다, 누구는 합의 못했다, 좌절을 만났다고 말했지만 북-미 협상팀이 계속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북-미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을 염두에 둔 듯 “북-미 양측이 서로의 합리적 우려를 확실히 존중하고 배려하기를 매우 희망한다”는 표현을 브리핑 동안 총 3번 반복했다.
북-중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듯한 정황이 28일 포착됐다. 북-미 회담 결렬로 김 위원장이 2일 베트남 방문을 마친 뒤 중국을 통해 귀국하는 길에 베이징(北京)에 들러 시 주석과 만나 향후 공동 대응 방향을 논의할지 주목된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김 위원장이 언제 중국을 지나며 누굴 만나는지’ 묻는 질문에 “다른 국가 지도자의 일정은 중국 정부가 발표하지 않아 왔다”고 답변을 피했다. 그는 “리길성 북한 외무성 부상이 중국 외교부 초청으로 방중해 북-중 양국관계 공통 관심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의 중국 담당인 리 부상은 이날 오전 베이징에 도착했다. 복수의 소식통들은 “김 위원장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방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