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신 사회부 기자
새로 지은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 젊은 부부를 유인할 매력적인 상황이 됐다. 실제 출산 적령기인 30대 부부가 성동구로 대거 유입되면서 보육 환경을 개선해 달라는 요구가 많아졌다. 성동구는 민간 어린이집을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등 적극적으로 부응했다.
기사가 나간 이후 일부에서 의문을 제기했다. 집값이 비싸지는데 왜 젊은 부부가 몰려들어 아기를 낳느냐는 것이다. 비싼 아파트가 젊은 부부에게 고통인 건 가격이 상승한 이후 상황이다. 가격이 상승하기 전에 또는 상승 초기에 집을 샀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2013년 결혼하면서 성동구 아파트를 구매한 30대 A 씨는 이후 아파트 가격이 오르며 현재 5억 원 정도 자산이 불었다. A 씨는 “갚아야 할 대출금이 아직 남아 있고 집을 팔지 않으면 실제 이득을 얻는 것도 아니지만 자산 규모가 커지니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이후 자녀 둘을 낳았다”고 말했다.
첫째 아이 장려금을 주는 일부 자치구에 장려금이 출산율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쳤느냐고 묻자 “알면서 왜 묻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효과도 없는데 장려금을 주는 까닭은 ‘옆 동네에서 주니까 우리도 달라고 해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뭐라도 했다는 걸 보여주려고’다.
집값 상승이 애를 낳도록 부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부추길 수 있다면 그것은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다소나마 긍정적으로 전망하기 때문일 터다. 출산율 제고 정책도 어떻게 하면 사회 구성원들이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이뤄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출산 장려에 약 10년간 매년 세금 10조 원을 쓰고도 합계출산율이 1명도 안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다. 그래서 그런 고민이 더 절실하다.
한우신 사회부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