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주년 3·1절 기념식…경복궁에서 광화문광장 이동 황교안 대표와 취임 후 첫 인사…남북 관계 언급 땐 큰 호응
문재인 대통령이 제100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55분께 3·1절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경복궁에 도착해 국민대표 33명과 이낙연 국무총리, 박원순 서울시장 등과 함께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검은색, 김정숙 여사는 흰색 한복 두루마기를 입었다.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문 대통령 부부는 올해 3·1절 10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는 듯 차분하고 침착한 표정을 유지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동선은 100년 전 만세운동 행진을 재연한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3·1운동 당시 사용됐던 진관사 태극기가 앞장서고 그 뒤를 문 대통령과 김 여사가 걸어갔다.
문 대통령이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무대에 도착하는 동안 군경의장대가 행진곡을 연주했다. 그동안 국가행사에서는 군의장대가 의전을 수행했으나 올해 100주년 기념식에서는 경찰의 뿌리가 임시정부에 맞닿아있어 최초로 군경합동의장대를 구성했다.
특히 자리에 앉기 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각 당 대표들과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취임 후 첫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국내외 국민들의 ‘쉽고 바르게 읽는 3·1 독립선언서’ 낭독으로 기념식이 시작됐다. 앞서 문 대통령은 국한문 혼용으로 돼 있던 선언서를 쉽고 바르게 읽는 ‘1919 낭독하라’ 캠페인의 첫 주자로 나선 바 있다. 배우 유지태, 차범근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 영화 ‘박열’의 주연 배우 이제훈 등이 선언서를 낭독했다.
박유철 광복회장은 독립선언서를 롤러블TV를 통해 낭독하고 미래 세대인 경기고, 보성중, 중앙고 등 남학생 6명은 폴더블폰을 이용해 낭독했다. 이들은 폴더블폰을 펼친 채 명단을 읽은 후 접어서 상의 재킷에 넣었다. 과거를 돌이켜보는데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 미래 100년의 비전과 희망을 세계 최고의 한국 ICT기술을 활용해 보여준다는 의미가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신(新)한반도체제에 대한 구상을 공개했다. 남북관계, 친일청산 등에 대해 언급할 때에는 시민들이 큰 호응을 보내기도 했다.
특히 남북 관계와 관련 “이제 우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우리 정부는 미국, 북한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양국 간 대화의 완전한 타결을 반드시 성사시켜낼 것”이라며 중재자 역할을 강조하자 객석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문 대통령은 연설문을 읽는 동안 총 24번의 박수를 받았다.
정오에는 백두산 백록담, 독립기념관 등 전국적으로 동시에 타종과 만세행사가 진행되는 장면이 5G로 연결돼 기념식장에 생중계됐다.
가수 인순이가 아리랑을 열창하자 대통령 부부는 환하게 웃으며 태극기를 흔들기도 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행사 중간 중간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1920년 독립신문은 1주년을 기념해 ‘열성과 환희로 축하하며 천만대에 기념할 우리 민족의 부활일인 오늘 하루를 무한히 기쁘게 축하하고 놀자’로 기록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번 기념식 역시 세대를 초월해 함께 즐기기 위해 축하무대를 꾸몄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문희상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 측에서는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수현 정책실장, 주영훈 경호처장, 강기정 정무·윤도한 국민소통·조국 민정·이용선 시민사회 수석 등이 자리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