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3·1운동 임정 100년, 2020 동아일보 창간 100년]3·1절 100주년 기념사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1절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태극기를 들고 만세삼창을 외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1일 3·1절 100주년 기념식 기념사에서 삐걱거리고 있는 한일 관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을 두고 양국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갈등을 딛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문 대통령이 주일 대사의 교체를 결정한 것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 “미래로 가자”며 한일 갈등 거론 피한 文
문 대통령은 한일 관계에 대해선 “이제 와서 과거의 상처를 헤집어 분열을 일으키거나 이웃 나라와의 외교에서 갈등 요인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모두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갈등을 확산시키기보다는 한일이 함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에 대해 논의하자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위안부 문제 등 한일 간 첨예한 이슈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노가미 고타로(野上浩太郞) 관방부(副)장관은 브리핑에서 “대일관계, 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일본 언론들은 기념사 내용을 속보로 전하며 문 대통령이 일본에 대한 직접적 비판을 삼갔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마이니치신문은 “한국 내 ‘친일 잔재 청산’ 필요성을 지적하면서도 북한 핵문제와 남북관계 개선 등을 염두에 두고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미래지향적인 자세를 강조했다”고 분석했다.
○ 비핵화·평화경제 의지 재천명
‘갤럭시 폴드’ 펼쳐 독립선언서 낭독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00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중고교생들이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접히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들고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있다. 채널A 캡처
처음으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는 정치권, 시민사회단체 인사 등 1만5000여 명이 참석했다. 청와대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미래 100년’을 상징하는 첨단 기술을 기념식에 접목시키는 데 주력했다. ‘국민과 함께 읽는 독립선언서’의 첫 낭독자로 나선 박유철 광복회장은 무대 바닥에서 서서히 떠오른 LG전자의 롤러블 TV에 나타난 원고를 보며 독립선언문을 읽었다. 마지막 낭독자인 경기고, 중앙고, 보성중 학생들은 삼성전자가 최근 선보인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 화면을 보며 민족대표 33인의 이름을 낭독했다. 또 광화문광장과 독도 백록담 독립기념관 등 전국 각지 행사장이 5세대(5G) 통신으로 연결됐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