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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경영방침 대신 자유토론”… 구광모의 ‘실용주의’ 활짝

입력 | 2019-03-04 03:00:00

LG, 분기별 임원세미나 이달부터 월례포럼으로 전환
“외부전문가 강의 듣고 심층토론… 창의적 관점서 가치혁신 기대”




LG그룹이 매년 분기별로 진행해 온 정기 임원세미나를 매달 열리는 LG포럼으로 전환한다고 3일 밝혔다. 취임 이후 실용주의 문화를 강조해 온 구광모 ㈜LG 회장(대표·사진)이 그룹 내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LG는 1998년 4월부터 고 구본무 회장과 계열사 대표이사, 임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분기마다 ‘LG 임원세미나’를 열다가 지난해 5월 구 회장 별세 이후 잠정 중단됐다. 당초 이 모임은 경영 메시지를 전달하고, 명사를 초청해 강의를 듣는 자리였다. 그러나 최고경영자(CEO)의 메시지 전달 기능이 강조되면서 당초 취지가 다소 퇴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달 중순부터 시작되는 LG포럼은 임원들이 참석해 자유로운 형식의 심층토론으로 열린다는 점에서 기존과 달라졌다. 포럼은 그룹의 싱크탱크인 LG경제연구원이 국내외 경영환경 변화, 시장 및 산업 트렌드 등을 분석하고 각 분야 전문가를 초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 대표는 매번 포럼에 참석하기보다는 일정과 주제에 따라 참석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LG 관계자는 “기존에 LG경제연구원이 포럼 성격의 프로그램을 진행해 온 것을 발전시킨 것으로 주제별로 관련도가 높은 임원들을 초청해 참여를 유도하고 교류의 기회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달 포럼을 통해 임원들이 외부 전문가의 식견과 통찰을 접하고 궁극적으로 창의적인 관점에서 고객가치를 혁신하는 기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구 대표는 취임 이후 격식에 얽매이지 않은 행보로 눈길을 끌어왔다. 직원들에게 자신을 회장이 아닌 대표로 불러달라고 당부하는 등 직위보다는 직무를 중시해왔다.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개최한 올해 시무식에는 예년과 달리 경영진뿐 아니라 생산직, 연구직 등 일반 직원 700여 명을 초청하기도 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