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본회담前 이미 결렬 예고”
트럼프 “김정은 종잡을수 없어… 핵 가진다면 경제적 미래 없을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북한이 (비핵화) 합의를 이룬다면 믿을 수 없을 만큼 빛나는 경제적 미래를 얻겠지만 만약 핵무기를 가진다면 그 어떤 경제적 미래도 갖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 옥슨힐 게일로드 내셔널리조트에서 열린 미 보수 진영의 연례행사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설에서 “그것은 그들(북한)에게 정말 나쁜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달 28일 정상회담 합의 결렬 직후 폭스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가 잘 풀리지 않았다”며 “어쩌면 나도 김 위원장도 모두 준비가 안돼 있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 상태로 합의서에 서명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았고, 그래서 김 위원장에게 “이봐. 이건 잘 안될 것 같아”라고 말했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개성이 강한 사람(a real personality)’이라는 표현과 함께 “예리하며 종잡을 수 없다(pretty mercurial)”고 평가했다. “회담을 결렬시킨 것이 당신의 선택이었느냐”는 질문에는 “둘 다(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선택이라고 해두자. 내 선택이었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고만 답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하노이 회담의 결렬은 지난달 27일 만찬에서 이미 예고됐다고 한다. 원탁 테이블에 어깨를 맞대고 앉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모든 핵과 미사일 폐기+제재 완전 해제’라는 빅딜을 제안했지만 김 위원장이 그 자리에서 거부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다음 날인 28일 오전 정상회담은 처음부터 긴장된 분위기였다고 NYT는 전했다. 미 행정부 고위관리들은 김 위원장이 빅딜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사실상 ‘제로’라고 판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젊은 북한 리더의 속임수에 넘어갔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며 ‘스몰딜’ 수준의 합의는 받아들이지 말라고 충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정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