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동아일보DB
정부가 신용카드 소득공제 혜택을 줄이는 대신 소상공인의 카드 결제 수수료 부담을 덜기 위해 도입한 ‘제로페이’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열린 제53회 납세자의 날 기념행사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와 같이 도입취지가 어느 정도 이뤄진 제도에 대해서는 그 축소방안을 검토하는 등 비과세·감면제도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적극 정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총 급여액의 25%를 넘는 신용카드 사용액의 15%를 300만 원까지 소득에서 공제해 근로소득세를 감면하는 제도로 자영업자 과표 양성화를 위해 1999년 처음 도입됐다. 이후 현금 대신 신용카드를 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도입 목적 상당 부분이 달성됐다.
현재 정부는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낮추거나 공제 한도를 줄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대신 ‘제로페이’ 이용액의 40%를 소득공제해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소득공제율은 신용카드(15%), 직불카드(30%), 현금영수증(30%) 등 사용수단마다 차이가 있다.
정부가 신용카드 공제율을 줄이면 상대적으로 소득공제율이 높은 제로페이의 혜택이 부각돼 사용자가 늘어날 확률이 높다.
정부 관계자는 “그간 카드 소득공제는 조금씩 축소해왔다”며 “신용카드 소득공제의 도입목적, 제로 페이 사용 활성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체적인 축소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제로페이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가맹점주와 소비자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고 신용카드를 주로 사용하는 근로자들의 조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지난해 12월 시범 서비스된 제로페이는 서울시가 자영업자들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제로(0)’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추진한 이른바 ‘서울 페이’를 기반으로 한 결제 서비스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