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개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신고 접수 경찰, 한 달 넘게 추적 끝에 체포
1일 새벽 부산 강서구 명지동 한 주택가. 이 일대에서 7일간 잠복하던 부산 강서경찰서 형사과 직원들은 트럭이 멈춰서는 것을 지켜봤다. 트럭에서 내린 김모 씨(62)가 주변을 살피며 한 집 앞으로 다가가더니 손바닥만한 고깃덩어리를 대문 너머로 던졌다. 경찰은 김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4일 구속했다. “동네 개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한 달 넘게 추적한 결과였다. 김 씨가 던진 고깃덩어리에서는 맹독성 농약이 검출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올 1월 1일 이 동네 A 씨(45)가 키우던 반려견에게 농약 묻힌 고기를 먹인 뒤 죽여 사체를 수거하는 등 강서구 일대에서 같은 방식으로 7차례 범행을 저지른 혐의(동물 복지법 위반 및 특수절도)다.
김 씨는 경찰에서 B 씨(여·50)의 의뢰를 받아 범행을 저질렀고 개의 사체를 B 씨에게 가져다주는 대가로 돈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김 씨에게 의뢰한 사실은 자백했지만 돈을 주지는 않았다고 주장한 B 씨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그러나 B 씨는 왜 개를 죽여 달라고 했는지, 죽인 개의 사체는 어떻게 처리했는지 등은 진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의 금융계좌와 통신내용을 파악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