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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에 마중물 되나

입력 | 2019-03-05 03:00:00

부산청년정책硏 지난해 10월 출범… 취업지원-일자리창출 연구 등 담당
팬스타그룹 등 30여 곳과 업무협약, 향토기업에 적합한 인재 선별 추천




부산청년정책연구원 주최로 지난해 12월 17일 부산시의회 2층 대회의실에 열린 ‘부산청년일자리 콘퍼런스’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부산을 청년들이 떠나지 않고 머물 수 있는 도시로 만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회의가 열렸다. 부산청년정책연구원 제공

청년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출범한 사단법인 부산청년정책연구원의 활동이 눈에 띈다.

지난해 10월 부산시 설립허가를 받은 비영리민간단체인 청년정책연구원은 청년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을 연구하며 여론조사 등을 실행한다. 석·박사를 비롯한 연구인력 중심의 여타 연구원과 달리 다양한 기업에서 참여해 구직자나 창업 희망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연구원은 올 1월 부산을 대표하는 크루즈회사인 팬스타그룹과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MOU에 따라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이 회사에 적합한 청년들을 선별, 추천했다. 팬스타그룹의 선박엔지니어링 전문기업인 팬스타테크솔루션은 이들 가운데 8명을 채용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경기색소, 아이마트를 비롯한 부산·경남 기업 30여 곳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올해는 취업과 창업에 애쓰는 부산 청년의 멘토 역할을 해줄 기업 100개사 확보를 목표로 한다. 최근 협약을 맺은 경남 양산의 청운하이텍과는 청년 창업컨설팅을 위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연구원 관계자는 4일 “부산에도 인재가 많다는 걸 향토기업들이 오히려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좇아 수도권에서 경제적으로 어렵게 사는 것 자체가 큰 사회적 낭비다”라고 말했다.

연구원이 지난해 말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부산의 19∼39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회·정치인식조사에 따르면 ‘취업을 위해 부산을 떠나야 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81.6%가 ‘그렇다’고 답했다. ‘부산에 청년 일자리가 충분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7.9%만 ‘충분하다’고 응답했다.

출범 초기인 만큼 향토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비용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산시 같은 관계 기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게 연구원 측 생각이다. 양정원 연구원장(39·정치학박사)은 “다음 달부터 취업·창업 멘토링 카페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협약한 기업 임직원들이 자사에 필요한 인재상(像)을 소개하고 입사에 도움을 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30, 40대 기업인들을 상대로 부산정책고위과정도 운영한다. 각종 청년정책 관련 공무원 등을 초청해 강연을 듣고 기업인은 현장 목소리를 전달해 일자리 문제를 함께 해결하자는 취지다.

연구원 초대 이사장인 김덕열 두남화학(경남 김해시) 대표(39)는 “청년들이 처한 문제를 더 이상 관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고 본다. 민관이 힘을 모으는 데 가교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연구원을 발족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초중고교 및 대학을 모두 부산에서 다녔다. 2014년 가업을 물려받은 뒤 회사를 경영하다 보니 좋은 인재를 지역에서 구하지 못하는 현실이 가장 안타까웠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고향 부산을 젊음과 활력이 넘치는 도시, 돌아오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