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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강남 클럽까지 번진 ‘환각 파티’… ‘마약과의 전쟁’ 나서라

입력 | 2019-03-05 00:00:00


서울 강남 유명클럽 ‘버닝썬’의 폭행 사건을 계기로 드러난 클럽가의 마약 오염 실태는 충격적이다. 마약 투약 및 소지 혐의로 구속된 버닝썬의 한 직원은 대마초, 필로폰, 엑스터시 등 다양한 마약을 취급했다. 일명 ‘물뽕’으로 불리는 감마하이드록시낙산(GHB)을 이용한 성폭행 의혹도 제기됐다. 서울 강남과 이태원의 여러 클럽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벌어졌다고 하니, 마약을 투약하는 젊은이들의 수는 상상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

마약은 유흥가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경찰이 지난해 국제우편을 이용한 마약 밀반입 사건을 수사했을 때 단속된 투약자 대부분은 중국동포 등 일용직 근로자였다. 외국인과 유학생, 연예인 등 일부 집단에만 해당되는 것으로 여겨졌던 마약이 서민층까지 확산된 것이다. 마약을 이용해 성범죄를 저지르고, 그 과정을 불법 촬영해 인터넷에 유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런 실태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국내 수사기관에 적발된 마약 사범은 1만2613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24명꼴이다. 이는 10만 명당 마약 사범 수가 20명 미만이어야 ‘마약청정국’으로 인정하는 유엔 기준을 벗어난 것이다. 우리 사회가 잠깐 방심하는 사이에 마약청정국 지위를 잃어버린 것이다. 마약 범죄는 배후에 폭력조직이 도사리고 있어서 초반에 기선 제압을 못 하면 중남미에서처럼 나라 전체가 휘청거릴 수 있다.

경찰은 최근 1000여 명의 마약 수사 인력을 투입해 마약 범죄를 근절하겠다고 나섰다. 대만 최대 폭력조직 ‘주롄방(竹聯幇)’이 지난해 152.3kg의 필로폰을 국내로 들여오려 한 일에서 보듯이, 마약 수사에서 국제공조는 필수다. 게다가 최근 마약 거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다크웹(인터넷 암시장)에서 이뤄져 적발이 쉽지 않다. 국가정보원, 검찰, 관세청 등이 공조해 범정부 차원에서 ‘마약과의 전쟁’을 벌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