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아몬드 빛의 비밀
석류석은 지하 300∼400km에서 만들어지는 광물입니다. 지하 750km 아래로 내려가면 석류석의 성질을 유지하지 못하고 분해됩니다. 즉, 석류석이 포함된 다이아몬드는 지하 350∼720km에서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어요.
다이아몬드의 광채를 결정하는 건 ‘각도’예요. 빛은 한 물질에서 다른 물질로 들어갈 때 경계면에서 빛의 진행 방향이 꺾여요. 이를 ‘빛의 굴절’이라고 하지요. 공기에서 다이아몬드로 빛이 들어갈 때도 경계면에서 빛의 굴절 현상이 나타나요. 이때 다이아몬드로 들어가는 빛이 특정한 각도 이상이 되면 경계면에서 밖으로 꺾여 나오지 못하고 모두 반사만 하게 돼요. 이런 현상을 ‘전반사’라고 하고 빛이 전반사할 수 있는 최소의 각도를 ‘임계각’이라고 하지요.
즉, 임계각에 맞춰 다이아몬드를 깎으면 들어간 빛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보석 안에서만 전부 반사되기 때문에 반짝반짝 빛나게 보인답니다. 다이아몬드가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모양은 ‘브릴리언트컷’으로 가공했을 때예요. 1919년 벨기에의 보석 세공사이자 수학자였던 마르셀 톨코스키가 가장 이상적인 모양의 다이아몬드를 수학적으로 계산했어요. 다이아몬드를 총 58면체로 깎는 방법이지요. 윗부분은 납작하고 아래로 갈수록 뾰족한 모양으로, 우리가 다이아몬드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형태랍니다.
○ 다이아몬드는 타임캡슐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불순물이 끼어들기도 해요. 불순물이 섞인 다이아몬드는 보석으로서의 가치는 떨어지지만 과학자들에게는 좋은 연구 대상이에요. 다이아몬드 속 불순물을 분석하면 맨틀에 어떤 물질이 있는지, 지구 내부는 어떤 환경인지를 알 수 있거든요. 즉, 다이아몬드는 땅속에서 일어난 사건을 기록하는 ‘타임캡슐’이지요.
지난해 3월에는 미국 네바다대 라스베이거스 캠퍼스 올리버 샤우너 교수팀이 다이아몬드 속에서 ‘제7형 얼음’이라는 특수한 얼음 결정을 발견했어요. 일반 얼음이 1기압, 0도에서 액체인 물이 된다면 제7형 얼음은 영상에서도 얼음의 형태를 유지해요. 지금까지 제7형 얼음은 실험실에서 3만 기압을 가해야 만들 수 있었는데 자연 상태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분석 결과 제7형 얼음을 포함한 다이아몬드는 538도, 지하 400∼800km의 깊이에서 만들어졌어요. 이는 지구 내부에 물이 있다는 걸 의미하지요.
○ 우주에도 다이아몬드가 있다
지구 밖 태양계 행성에서도 다이아몬드를 찾아볼 수 있어요. 바로 천왕성과 해왕성이지요. 오래전부터 과학자들은 두 행성 내부의 엄청난 열과 압력으로 탄소가 다이아몬드로 변한 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를 실제로 확인할 수 없었지요.
2017년 독일과 미국, 영국 국제공동연구팀은 천왕성과 해왕성의 내부 1만 km와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실험해 봤어요. 탄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고분자 화합물에 강력한 레이저를 쏴 충격파를 주면 4700도, 지구 대기압보다 148만 배 더 큰 압력을 만들 수 있지요.
지난해 6월에는 영국 카디프대 연구팀이 다이아몬드 띠로 둘러싸인 외계 항성계를 발견했어요. 연구팀은 전파망원경으로 마이크로파를 내는 세 개의 신생 별을 관측했어요. 관측 결과 연구팀은 반지름 0.75∼1.1nm 크기의 나노 다이아몬드로 이루어진 거대한 구름 띠가 세 별을 둘러싸고 있었답니다. 수많은 다이아몬드가 빠른 속도로 회전하고 충돌하면서 마이크로파를 만들어낸 거예요. 연구팀은 “별이 만들어지는 높은 에너지 상태에서 탄소원자가 가열돼 다이아몬드가 생성된 것인지, 폭발한 별들로부터 나온 것인지 원인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어요.
이윤선 어린이과학동아 기자 petite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