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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신문화 빛낼 대규모 명상수련원 건립”

입력 | 2019-03-06 03:00:00

참불선원장 각산 스님




경북 영주시 선비촌 인근에 대규모 명상수련원을 건립하는 각산 스님은 “종교에 관계 없이 힐링과 명상을 원하는 이들이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열린 수행 공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영주=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경북 영주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부석사와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인 소수서원으로 이름난 곳입니다. 불교의 수행정신과 유교의 선비정신이 잘 어우러져 우리 정신문화를 빛낼 수 있는 명소로 만들고 싶습니다.”

한국 명상의 세계화에 앞장선 각산 스님(세계명상센터 참불선원장)의 말이다.

참불선원과 경북 영주시는 4일 시가 추진하고 있는 한국문화테마파크와 연계한 한국명상수련원 건립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시는 수련원 건립에 필요한 부지와 기반시설 및 행정적 지원을 제공한다. 참불선원은 100억 원 규모로 3만3057m²(약 1만 평) 부지에 1000명이 동시에 수행이 가능한 명상수련관, 수행과 강의 등이 가능한 명상동 등을 지을 계획이다. 야외에 5000∼1000명이 함께할 수 있는 명상 캠프장과 작은 오두막 형태의 수행 시설도 예정돼 있다. 수련원은 이르면 2020년 10월, 늦어도 2021년 봄에 완공될 예정이다.

최근 국내에서 명상 관련 시설이 늘고 있지만 대규모 명상수련원 건립은 드물다. 특히 인접한 곳에 유교문화의 대표적 유산인 소수서원을 비롯해 대규모 선비촌과 선비문화수련원이 있는 것이 이채롭다.

각산 스님은 “불교와 유교 모두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우리의 삶을 복되게 했다”며 “대립되기보다 조화를 이뤄 두 공간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욱현 영주시장도 “한국명상수련원을 유치해 전통문화와 명상을 결합한 선비정신으로 영주의 위상을 높이고 문화테마파크와 연계해 지역을 대표하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영주 명상수련원 건립은 틱낫한 스님의 플럼 빌리지나 테제공동체 등 대규모 수행공동체의 가능성을 엿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각산 스님은 “영주 명상수련원은 종교에 관계없이 힐링과 수련을 원하는 이들이 찾을 수 있는 열린 수행 공간이 될 것”이라며 “이 수련원을 만들고 운영한 경험을 쌓아 또 다른 차원의 수행 공동체를 모색하고 싶다”고 했다.

각산 스님은 세계적 명상 수행자인 아잔 브람, 태국 고승 아잔차, 대만 심도 선사, 국내 간화선을 대표하는 혜국 스님 등을 초청한 법회와 명상 캠프를 통해 국내외 명상 교류에 힘써왔다. 지난해 10월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5000여 명이 참석한 DMZ세계평화 명상대전을 열기도 했다.

3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현지 교포들을 대상으로 2박 3일 일정의 ‘LA 명상힐림캠프’가 열린다. 각산 스님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동영상을 본 교포들의 초청으로 미국 현지 캠프를 열게 됐다. 하반기에는 미국 뉴욕이나 호주 캠프도 추진 중”이라며 “초기불교와 우리 전통불교 수행법의 장점을 결합한 명상의 세계를 국제적으로 알릴 기회”라고 말했다.

영주=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