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천웅. 사진제공|LG 트윈스
LG 트윈스 이천웅(31)을 이루는 모든 것들이 달라졌다. 타석에서는 여유가 생겼고, 정신력으로 위기를 넘어서는 법도 알게 됐다. 이젠 억대 연봉까지 받는다. LG가 이천웅에게 대체 자원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천웅의 2018년은 특별했다. 3루수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부상이탈로 1루수 양석환이 3루, 좌익수 김현수가 1루로 연쇄 이동하는 상황에서 이천웅이 외야 공백을 충실히 메웠다. 112경기에 나서 만개한 기량을 선보였다. 0.340의 타율을 달성해 데뷔 처음으로 ‘3할 타자’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외야 한 자리를 보장받으면서 신경 써야 할 것이 늘었지만,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졌다.
이천웅은 “처음으로 타율이라는 걸 신경 써 봤다. 안타 하나의 소중함도 크게 느껴졌다”며 “타석에 계속 나가다보니 여유와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촉박한 마음이 없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오늘 못 쳤으니 내일 나가면 더 낫게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심리적인 부분이 가장 컸다”고 강조했다.
“유니폼을 오래 입는 야구 선수가 훌륭한 선수”라는 차 단장의 말에 마음을 굳혔다. 무수한 노력으로 지난 시간을 채웠지만, 그에 앞서 새 길을 일러준 차 단장은 오늘의 ‘야구 선수’ 이천웅을 있게 한 은인이다.
2019시즌을 앞두고 단장과 선수로 다시 만났다. 직접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이천웅은 가슴 속 한구석에 늘 고마운 마음을 품고 있다. “내게 기회를 주신, 정말 감사한 분”이라는 것이 그의 진심이다. 이어 “당시 신고 선수 신분이었고, 잘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며 “그때 단장님의 말 한마디가 정말 컸다. 정말 열심히 했다. 앞으로도 야구를 잘하는 것이 보답 아니겠나”라고 웃었다.
여전히 치열한 매일을 살고 있다. 외야에서 주전을 차지하기 위해선 김현수, 이형종, 채은성을 뛰어넘어야 한다. 결코 만만한 경쟁이 아니다. 일단 호주 1차 스프링캠프서 소화한 세 차례의 연습경기에선 연신 안타를 뽑아 눈도장을 받아뒀다. 일본 오키나와로 무대를 옮긴 뒤 경미한 발목 염좌 부상을 입었지만, 짧은 휴식을 통해 금세 털고 일어났다. 5일 배팅 훈련을 다시 시작했다.
이천웅은 “기회가 된다면 작년처럼 계속 경기에 나가서 팀에 공헌하고 싶다”며 “새 시즌 주전으로 자리를 잡는 것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이를 위해 부지런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공을 조금 더 앞에 두고, 밀어치는 타구에 더욱 힘을 실을 수 있도록 집중 연습을 하고 있다. 타격적으로 보완해서 팀이 필요할 때마다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매년 조금씩이라도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이천웅은 달라질 내일을 기약하고 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