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주총 표대결 앞두고 난타전… 지분 12% 국민연금 움직임도 촉각
한진그룹과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가 이달 27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표 대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싸움을 본격화하고 있다.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 연임 안건에 대해 국민연금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6일 KCGI의 주주 제안을 주총에 상정하라는 법원 판결에 대해 즉시 항고했다고 공시했다. 한진칼은 “KCGI는 상법상 주주 제안을 할 수 있는 주식 보유 기간 6개월을 채우지 못했다. 이에 주주권을 행사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진칼 지분 10.71%를 보유한 KCGI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및 감사의 보수 한도 감액 등을 제시한 상태다.
KCGI는 같은 날 한진칼 소수 주주 중 조 회장 우호 지분을 표결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KCGI는 “대한항공 임직원, 대한항공 자가보험, 대한항공사우회 명의 주식 224만1629주(3.8%)는 특수관계인 지분으로 볼 수 있지만 신고가 돼 있지 않다”며 “대한항공이 자금을 지원했거나 운영진 선정에 관여했다면 즉시 신고하고 의결권 행사를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진 측은 “해당 주식은 특수관계인의 차명 주식이 아니고 그룹 차원에서 관여할 수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동안 국민연금은 ‘과도한 겸임으로 충실한 의무수행이 어려운 자’에 대해 이사 선임에 반대하라는 수탁자책임 활동 지침을 근거로 조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 연임에 반대해 왔다. 올 1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서도 조 회장이 이사 연임을 시도하면 반대하자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과도한 겸임’이 구체적으로 몇 개 회사를 의미하는지 기준은 정해져 있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찬반 여부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