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의회 동시다발 경고메시지 폼페이오 “웜비어 사망, 北정권 책임”… 美상원은 ‘웜비어 법안’ 재발의 北과 불법거래 기업 제재 의무화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5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언론 인터뷰를 앞두고 넥타이를 만지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날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상원 외교위원회에서의 비공개 브리핑을 위해 의회에 도착했다. 워싱턴=AP 뉴시스
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으려고 하면 지금까지 부과돼 온 참담한 경제 제재로부터 벗어나지 못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또 과거 로버츠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북한에 했던 ‘미국은 같은 말(馬)을 두 번 사지 않는다’는 언급을 다시 하며 북한에 속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는 “북한은 자신들의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압박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2일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뒤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에 관해 “끔찍한 인권 유린이 매우 오랫동안 계속돼 왔다. 우리는 이를 고치고(fix) 바로잡으려고(correct) 한다”고 했다. 그는 그레이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누가 웜비어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지 알고 있다. 그것은 북한 정권”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웜비어의 죽음을 몰랐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말을 믿는다고 한 뒤 나온 비난 여론을 진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2일 진행된 인터뷰 내용을 5일 뒤늦게 공개했다.
이 법은 북한의 석탄, 철, 섬유 거래와 해상 운송, 그리고 인신매매에 관여한 모든 개인과 기업에 강력한 제재를 부과하도록 의무화해 국제법을 효과적으로 집행할 것이라고 밴 홀런 의원실은 설명했다. 밴 홀런 의원은 성명에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의회가 선을 분명히 그어야 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밝혔다. 투미 의원은 “경제 제재를 부과해 북한 정권이 핵 야망을 포기하도록 해야 한다”며 “기업들은 미국 혹은 북한과의 거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