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상회의 ‘고기국수’. 이윤화 씨 제공
이윤화 레스토랑가이드 다이어리알 대표
오키나와와 우리 제주도는 여러모로 닮아 있는 지역이다. 본토와 떨어져 있기에 받아온 설움의 동병상련뿐 아니라 돼지고기가 무척 맛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돼지를 이용한 오키나와소바와 제주도의 고기국수는 마치 섬국수의 배다른 형제 같다.
요즘 매스컴 덕택에 제주도의 고기국수는 꽤 많이 알려져 있다. 육지 토박이로서 제주도에 가서 처음 받아 든 고기국수는 첫 젓가락을 들까 말까 약간 고민하게 만들었다. 탁한 돼지고기 육수에 소면보다 약간 굵은 면이 들어있고 수육으로나 나올 만한 비계 붙은 고기 여러 점이 올라간 국수는 맑은 국수만 먹어온 이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도전이 될 수밖에 없었다.
1950년 애월에서 국숫집을 연 뒤 나중에 제주시로 이전한 ‘삼대전통고기국수’는 시어머니에서 며느리 그리고 딸로 이어 온 3대째 국숫집이다. 고기국수를 주문하면 미리 삶아놓은 고기가 아니라 그 자리에서 생고기를 익혀 얹어주는 정성으로 대를 잇는 가업식당이다. ‘제주바우식당’은 제주시청 인근에서 30년 이상 운영한 어머니의 바우식당을 아들이 서울로 옮겨 왔다. 아직도 어머니가 제주와 서울을 오가며 음식 훈수를 둔다. 이 집의 고기국수는 가정식처럼 ‘배지근하다’(묵직하며 감칠맛이 난다). 젊음의 거리, 샤로수길에 자리 잡은 ‘제주상회’의 고기국수는 고기 양이 엄청 많다. 말 그대로 고기국수이다.
이윤화 레스토랑가이드 다이어리알 대표
○ 제주바우식당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60길 16. 고기국수 7000원
○ 삼대전통고기국수 제주 제주시 신대로5길 17. 고기국수 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