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향 비슷한 동료 찾아 그룹 결성, SNS에 사진 올리며 우정 과시 진보 유색 여성의원 모임 ‘스쿼드’ 등… 정책 결정 과정에 영향력 행사 노려
“고등학교랑 비슷해요. 지금은 그때보다 더 잘하길 바랄 뿐이죠.”
새내기 미국 하원의원인 맥스 로즈(민주·뉴욕)는 ‘신학기 친구 사귀기’와도 유사한 초선 의원들의 과제를 이렇게 설명했다. 올해 처음 미국 연방의회에 입성한 민주당 의원들이 정치적 성향, 성별, 경력 등 공통점이 있는 동료들을 찾아 ‘그룹’을 결성하는 모습을 폴리티코가 4일 소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그룹은 ‘스쿼드(Squad)’다. 진보 성향의 유색인 여성 의원들이 뭉쳤다. 의회 입성 후 연일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뉴욕)를 필두로 최초의 무슬림 여성 의원인 일한 오마르(미네소타)와 라시다 틀라이브(미시간), 흑인인 아야나 프레슬리 의원(매사추세츠)이 그 멤버다.
이들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폴리티코는 “이들의 공동정책 성명은 여느 위원장들의 성명보다도 더 많이 뉴스에 보도된다”고 전했다. 의회에서 국경장벽 예산안에 대한 잠정 합의가 이뤄졌던 지난달 14일 이들은 “이민세관단속국(ICE) 예산을 늘리는 예산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공동성명을 내는 등 민주당 내 진보계의 샛별로 주목받고 있다.
또 다른 그룹은 ‘갱 오브 나인(Gang of Nine)’이다. 미군 혹은 중앙정보국(CIA) 출신의 중도 성향 의원 9명으로 구성됐다. 제이슨 크로 의원(콜로라도)은 미 육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레인저’ 부대원으로 이라크전에 참전했다. 애비게일 스팬버거 의원(버지니아)은 CIA에서 작전장교로 약 14년간 근무했다. 이들은 그룹채팅방에서 매일 이야기를 나누고, 의사당에서도 함께 앉는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마지막은 ‘빅 식스(Big Six)’이다. 이 그룹에 속한 민주당 초선 하원 공동대표 콜린 올레드(텍사스), 헤일리 스티븐스 의원(미시간) 등 6명은 민주당 초선 중 권력에 가장 가까운 이들이다.
이처럼 초선 의원들이 그룹을 형성하는 이유는 동료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 당내 정책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다. 사적인 도움도 주고받는다. ‘갱 오브 나인’ 멤버들은 스팬버거 의원의 딸이 만든 걸스카우트 쿠키를 사주기도 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