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하면 ‘봄’과 ‘벚꽃’ 같은 계절에 대한 관심과 함께 ‘개학’ ‘입학’ ‘모의고사’처럼 새 학기 관련 이벤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취업준비생들은 ‘상반기 취업’ 준비를 위한 긴장감을 느끼는 시기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달의 감성 키워드를 살펴보면 ‘기다리다’ ‘바쁘다’ ‘기대되다’의 언급량이 다른 달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
새 학기의 긍정·부정 감성어 비율을 비교해 보면 2014년 긍정 55%, 부정 45%에서 2018년 긍정 47%, 부정 53%로 부정 감성이 늘어나는 추세다. 새 학기 키워드의 감성 연관어를 살펴보면 과거보다 ‘힘들다’ ‘싫다’ ‘스트레스’ ‘어색하다’ 등 부정적인 감성어가 늘어난 반면에 ‘새로운’ ‘좋다’ 키워드의 언급량은 지난해에 비해 많이 감소하고 있다.
빅데이터상 새 학기 스트레스 유형을 살펴보면 ‘공부’ ‘적응’ ‘취업’ ‘새학기증후군’ ‘개강파티’ ‘대인관계’의 순으로 나타났다. 새 학기 증후군의 언급량은 중고등학교나 대학교에 비해 초등학교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아무래도 학교에 처음 가는 아이들이 사회공포증이나 부모와의 분리 불안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새 학기 스트레스로 역시 학업에 대한 걱정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인싸’ ‘아싸’ 키워드가 오르며 새로운 인간관계에 대한 어려움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인싸는 인사이더(insider)의 줄임말로 아웃사이더(아싸)와 다르게 무리에 잘 섞여 노는 사람을 뜻한다. 이와 관련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개강맞이 인싸 되는 법’, ‘친구 사귀는 법’에 대한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새 학기를 맞아 ‘인싸인 척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나타나면서 한 학기 동안 원활한 친구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좋은 첫인상을 남기는 데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학교를 중심으로 ‘자발적 아싸’가 늘고 있다. 빅데이터상에서 학교별로 아싸의 긍정·부정 비율을 살펴보면 대학교의 아싸 키워드가 긍정 58%, 부정 42%를 기록하면서 긍정어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감성어로는 ‘편하다’의 언급량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편 인싸도 아싸도 아닌 ‘그럴싸’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나 홀로 시대에 소속에 대한 피로감과 소속되지 않아서 오는 외로움을 적절하게 유지할 수 있는 상태를 원하는 것이다. 한때 친구 맺기로 강하게 소속되어 연결되는 SNS 플랫폼에서 구독이나 추천 형태로 운영되는 유튜브 플랫폼을 선호하는 이유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인싸’, ‘아싸’ 구분을 하는 것보다 애매하게 걸쳐 있는 ‘그럴싸’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