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화웨이가 미국 정부를 정식으로 고소하는 등 미국 주도의 반화웨이 캠페인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으며, 미국이 뚜렷한 근거를 대지 못하면서 반화웨이 캠페인을 계속 펼치는 것은 반미주의를 부추길 위험도 있다고 미국의 대표적 보수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창업자는 지난달 중국 우한에서 한 연설에서 “화웨이는 미국과 전쟁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을 확인하기라도 하듯 최근 화웨이는 미국에 대반격을 펼치고 있다.
화웨이 장비를 배제한 것은 헌법 위반이라며 미국 정부를 정식으로 고소한데 이어 미국 정보 당국이 화웨이 네트워크를 해킹했다며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안보국(NSA)을 고소했다.
궈 회장은 지난 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기조연설에서도 에드워드 스노든과 프리즘을 언급하며 화웨이가 아니라 미국이 타국의 정보를 훔쳐가고 있다고 미국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프리즘은 NSA가 민간인 사찰 목적으로 운영했던 프로젝트로, NSA 직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2013년 프리즘의 존재를 폭로한 뒤 그 실체가 드러났다.
당시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스노든의 폭로를 인용, 미국의 NSA가 선전에 있는 화웨이 본사의 네트워크를 해킹, 다량의 정보를 빼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가 미국을 해킹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 화웨이를 해킹하고 있음이 증명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이 반화웨이 캠페인을 계속하면 반미정서만 고조될 것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지난해 미국이 반화웨이 캠페인을 시작했을 때는 약간의 성공도 있었다. 호주와 뉴질랜드가 미국의 반화웨이 캠페인에 동참했으며, 유럽의 일부 국가도 화웨이 장비 배제를 검토했다.
그러나 새해 들어 분위기 급반전했다. 뉴질랜드가 반화웨이 진영에서 탈퇴했고, 유럽의 주요국인 영국과 독일이 화웨이의 장비를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뿐 아니라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와 한국도 화웨이와 장비 계약을 맺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