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불충분…학생들, 나치 의미 제대로 이해 못해"
‘안네의 일기’로 유명한 안네 프랑크의 의붓자매이자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에바 슐로스가 최근 나치경례 사진으로 논란이 된 캘리포니아 소재 고등학교 학생들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7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와 AFP에 따르면 슐로스는 이날 캘리포니아 뉴포트 하버 고등학교를 사적으로 방문, 관련 학생 및 학부모, 학생 지도자들, 교직원 등과 면담을 진행했다.
앞서 미 언론에선 뉴포트 하버 고등학교를 포함한 몇몇 학교 소속 고등학생들이 코스타 메사 지역 한 집에서 파티를 하면서 나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 모양으로 배열된 종이컵 주위에 모여 나치경례를 하는 모습의 사진이 보도돼 큰 논란이 일었다.
슐로스에 따르면 학생들은 나치경례 등 행위의 의미와 그것이 초래한 결과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슐로스는 “이는 교육이 매우, 정말 정말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나는 아주 잘 교육된 마을에서, 높은 수준의 교육이 이뤄지는 학교에서 2019년에 이런 일이 아직도 일어난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슐로스는 다만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이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슐로스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의 경험을 공유하자 문제의 사진의 잔인함을 이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면담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아우슈비츠에서 나왔을 때 나는 16살이었다”며 “내 삶 전체가 산산이 부서졌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그들과 같은 나이였다”고 자신의 경험을 설명했다고 한다.
슐로스와 그의 어머니는 살아서 아우슈비츠를 나올 수 있었지만, 그의 아버지와 오빠는 수용소에서 사망했다. 슐로스의 어머니는 1953년 안네 프랑크의 아버지인 오토 프랑크와 결혼했고, 슐로스는 결론적으로 안네 프랑크와 의붓자매 사이가 됐다.
한편 이 사진으로 인해 논란이 일자 학교 관계자들은 20여명 이상의 학생들을 면담하고 징계 조치를 검토 중이다.
반유대주의에 맞서는 민간단체 반명예훼손연맹(Anti-Defamation League)에 따르면 미 공립학교에선 2016~2017년 사이에 반유대주의 사건이 무려 9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미 중간선거를 앞둔 지난해 10월에는 피츠버그 한 유대교 예배당에서 반유대주의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뉴시스】